6‧1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막바지 선거운동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보건의료 공약을 두고 코로나19로 중요성이 부각된 ‘공공의료 강화’에는 뜻을 같이했지만 확충 방향에서는 각기 다른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향후 4년 동안 서울시를 책임질 두 후보의 보건의료 공약을 정리해봤다. [편집자주]
“취약계층 위해 공공의료 양 늘리고 질 향상”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공공의료로 보호하는 건강특별시 서울’을 5대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다.
오세훈 후보는 취약계층을 위해 공공의료 양과 질을 모두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세부적 의료공약은 ▲취약계층 의료 안전망 구축을 위한 시립병원 병상 추가 확보와 서울시 권역별 의료사각지대 해소 ▲동남권 내 종합병원 가칭 ‘서울형 공공병원’ 건립 ▲서남병원 종합병원으로서 기능 강화 ▲은평병원 현대화 ▲서북·북부·동부병원 기능 특화 ▲서울위기대응의료센터 설립·운영 등이다.
우선 4000억원을 투입해 동남권 시민을 위한 6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인 '서울형 공공병원'(가칭)을 2026년까지 서초구 원지동에 건립한다.
평상시에는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유사시엔 위기대응 의료체계로 전환해서 전국 최초의 '재난대응전담병원' 역할을 수행한다.
우수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대안도 마련한다. 파트타임제나 민간 위탁 등 방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여러 대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또한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서울시가 운영 중인 '장애인치과병원'을 2024년까지 서남권에 1곳 추가 건립하고, 보라매병원에는 노인성 호흡기질환 등을 전담하는 국내 최초 '안심호흡기전문센터'를 조성한다. 72개의 음압병상이 확보될 예정이다.
기존 시립병원은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안전망을 확충한다. 서남병원은 분만과 재활 등 필수 의료서비스를 강화하고 은평병원은 정신질환자 외래 중심의 '정신질환자 전문병원'으로 특화할 계획이다.
이번 지원책으로 서울시립병원은 12개소에서 15개소로 늘어나고 병상도 총 928개 확보될 예정이다.
민간병원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서울형 공공병원 내에 서울위기대응의료센터(EOCㆍEmergency Operation Center)를 짓고 민간 의료자원과 인력을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이 경우 민간병원에 대해선 합당한 손실보상 기준을 마련해 지원키로 했다. 또한 민간병원이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 서울시가 그에 부합하는 혜택을 주는 ‘서울형 병원 인센티브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오세훈 후보는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공공의료 투자를 한다면 취약계층 의료 안전망이 더욱 두텁게 구축될 것임은 자명하다”며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 가장 고통을 겪은 취약계층을 위해 두터운 의료 안전망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의료공약=갈라치기” 비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오세훈 후보의 의료공약을 ‘갈라치기’라고 비판하며 국민 모두가 소외받지 않고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의료를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송영길 후보는 “오세훈 후보의 ‘서울형 공공의료’ 확충방안에는 사람은 없고 병원 건립 계획만 나부낀다”며 “코로나 시국에 헌신한 보건의료 인에 대한 배려도 없고 오히려 의료기관 운영에 대해 '위탁 운영을 포함하여'라는 표현으로 민영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료 소외계층과 취약계층을 위한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의료지원 갈라치기”라며 “의료 강남·북 격차가 심각한 상황 속 강북권이 아닌 동남권에 서울형 공공병원을 설립하겠다고 한다. 대형병원이 집중된 강남에 공공병원을 설립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평병원은 정신질환, 서북병원은 치매, 북부병원은 노인전문 재활병원 등 ‘특화’라는 이름으로 기능을 제한시켰다”며 “이는 특화가 아니라 ‘갈라치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송영길 후보는 특별의료기금회계를 조성해 공공의료예산을 확충하고 공공병원 및 의료인력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오 후보는 민간병원에서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토록 인센티브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오히려 저소득층 치료 기피 등 진료공백이 우려된다”며 “특별의료기금회계을 조성해 현재 1.2%에 불과한 공공의료예산을 확충하고 공공병원 및 의료인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강북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서북권시립종합병원과 강북시립어린이병원을 건립하겠다”며 “나아가 서울시립 보라매병원에 심혈관센터와 장기이식센터를, 서울의료원에는 공공암센터를 설치해 시민들이 사는 곳 가까이에서 양질의 공공의료서비스를 누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 외 송영길 후보 의료공약은 ▲재난의료 대응체계를 수립을 위한 민관 합동 ‘재난의료대응위원회’ 구성 ▲공공의료 인력 확보를 위한 조례 신설 ▲서울시 돌봄조례를 통한 돌봄 종사 노동자와 가족들 권익 및 권강권 보장 등이다.
송 후보는 끝으로 “공공의료에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며 “우직한 리더십으로 코로나19 같은 재난상황에 빠르게 대처하는 강력하고 돌봄에 시달리는 시민들의 불편을 감싸 안는 따뜻한 리더십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