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가 31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을 골자로 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실손의료보험 청구 업무를 위탁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의료계는 심평원 진료 심사행위가 보험업계 이익과 직결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보험업계는 충분한 검토 없이 국민 편의를 위한다고 포장하며 심평원을 중개기관으로 활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심평원의 진료심사 행위가 보험업계 이익과 직결되는 구조는 매우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면에는 빅데이터화 된 환자 정보를 보험약관 개정 등에 이용해 보험업계 이윤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목적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의료계 동의 없이 의료기관 정보 제공을 의무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를 분명히 했다. 의료기관 행정업무 부담이 폭증한다는 것이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보험업법 개정안에는 민간 보험 가입자의 진료 정보를 심평원에 제공하는 역할을 의료기관에 강요하고 있다”며 “‘실손보험청구간소화법’이 아니라 ‘실손보험청구의료기관대행법’이라 하는 것이 어울린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만일 해당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의료기관 행정업무 부담은 폭증할 것”이라며 “의사들이 환자 진료에 매진할 수 없게 되고,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현장 전문가인 의료계와 적절한 논의와 설득 과정 없이 추진되는 입법은 지양하기를 바란다”며 “이번 보험업법 개정안에 반대를 강력히 천명한다”고 밝혔다.

고재우 기자 (ko@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