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이상이 투입될 고려대학교의료원의 초대형 프로젝트인 ‘제4 병원 건립’ 윤곽이 조만간 그 위용을 드러낼 전망된다.
초미의 관심사인 입지 선정을 비롯해 제4 병원 기능과 방향성 정립 등 세부계획 수립을 마무리 짓고 2028년 개원 목표로 잰걸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 ‘미래병원 추진단’ 출범과 함께 제4 병원 건립을 위한 활동에 들어간 고려대의료원은 성공적인 개원 준비 첫 단계로 전문가 컨설팅을 의뢰했다.
제4 병원 건립의 밑그림 작업은 의료컨설팅 분야 선두기업인 엘리오앤컴퍼니가 맡았다. 컨설팅은 현재 마무리 작업이 진행 중이며, 6월 중 최종 보고서를 의료원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 보고서에는 제4 병원 개원 입지 및 의료환경, 기능과 역할 등 방향성을 정립하기 위한 정밀분석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원은 해당 보고서를 토대로 내부 논의를 거쳐 제4 병원 건립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대 관심사는 새병원이 들어설 장소다. 지난해부터 여러 지자체들이 고대의료원 유치 경쟁을 벌였고, 의료원은 최종 후보지로 경기도 남양주시와 과천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 왔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8월 승인한 남양주시 왕숙지구의 경우 가장 현실성이 높다는 평가다. 일단 해당 지구가 개발되면 남양주시 인구가 100만명을 넘을 전망이어서 시장성은 충분하다.
특히 남양주에는 오랜기간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고려대학교 덕소농장이 자리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대학병원 유치 조건으로 덕소농장 개발 허가가 이뤄질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남양주시 입장에서는 유명 대학병원을 유치할 수 있어 좋고, 고려대학교 입장에서는 덕소농장 개발을 통한 또 다른 도약을 모색할 수 있다.
고려대학교와 남양주시의 업무협약도 맥을 같이 한다는 분석이다. 양측은 고대 덕소농장을 활용한 시민 대상 농‧생명 분야 교육 및 활동을 포함한 지역 상생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경기도 과천시 역시 제4차 병원으로는 매력이 충분하다. 위치 상으로는 사실상 서울 강남에 해당하는 만큼 강북에 집중돼 있는 산하 병원을 강북으로 확산시킬 기회다.
과천시는 최근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단계적 집행계획 수립과 함께 종합 의료시설 유치에 나서는 등 미래지향적인 도시 구축을 위한 잰걸음 중이다.
실제 김종천 과천시장은 지난해 김영훈 의료원장을 만나 의료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등 종합 의료시설 유치·구축 협력체계 구성 등을 논의했다.
김 시장은 과천시의 개발 현황 등을 설명하고, 병원시설 유치 계획 등과 관련해 의료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상호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과천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의료바이오 클러스터 조성과 고대의료원의 비전이 상당히 많이 부합한다”라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앞서 과천시는 지난해 1월 고대의료원과 ‘과천시 의료시설·바이오 산업의 육성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영훈 의료원장은 “현재 제4차 병원 건립 부지를 놓고 남양주와 과천시와 조율작업 중”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최적의 입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대의료원 제4병원 건립은 부지 매입과 건축, 의료장비 등 총 1조원 이상이 소요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2028년 의과대학 100주년 전에 개원이 목표다.
가칭 ‘미래병원’으로 명명된 제4병원은 최첨단 스마트 헬스케어 허브이자 지역의료 체계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상생 의료기관을 지향한다.
이를 통해 국민 건강권 확보, 공공의료 안전망 구축 및 지역의료 고도화 등 공공성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대의료원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디지털 이노베이션’, ‘정밀의학 특성화진료’, ‘연구중심 연계시스템’, ‘인재양성’, ‘교육 및 진료 분야 협력확장’ 등 관련 청사진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