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가 영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진료 외에도 예방, 관리, 재활, 추적과 같은 대면진료가 가진 속성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18일 대한디지털헬스학회와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 '뉴 노멀시대 새로운 패러다임, 디지털헬스 산업 발전 방향'에서 신재용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비대면진료 발전 방향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신 교수는 "비대면진료를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대면진료가 가진 속성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단순 처방에 머물고 있는 국내 비대면진료 동향에 대한 지적인 셈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진료 수요가 급증하면서 비대면진료 플랫폼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지만 단순 처방과 약배송에 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인 원격의료 업체인 텔라닥은 현재 처방을 넘어 환자 관리, 예방, 교육 등 대면진료에 걸맞는 서비스를 갖춰나가고 있다. 실제 미국 공적보험이라 할 수 있는 CMS는 비대면진료를 대면진료와 유사한 수준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신 교수는 "CMS는 이미 2023년 12월까지 현행을 유지하되, 2024년부터는 비대면진료도 대면진료가 가진 속성을 제공하라고 명시한 상태"라고 말했다.
"비대면진료 도입에 앞서 충분한 검증 필요"
신 교수는 강연에서 비대면진료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없는 점도 문제로 짚었다. 비대면진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제도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안전성과 효과성을 충분히 검증한 연구는 전무하단 얘기다.
의료계가 우려하고 있는 점도 같은 대목이다. 신 교수는 "보험업계 입장에선 의료를 비용효과적인 측면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환자에게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는 의사 입장에선 충분한 검증이 없는 비대면진료에 대한 우려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면진료가 국민 모두에게 동등한 접근성을 보장하는지, 오히려 의료 남용을 불러일으키진 않는지, 부당 청구나 보험사기 매개체가 되지 않는지 다양한 방면으로 방향을 언급했다.
특히 ▲인허가 및 상용화 연속 프로세스 ▲기술 단계화 평가 ▲작용기전 설계 고도화 ▲환자중심지표 서비스 평가 ▲실생활 데이터 기반 후속 연구 등을 영속성을 위한 접근법도 제시했다.
"비대면진료 제공자로서 주도적 접근"
신 교수는 비대면진료를 안전하게 도입하기 위해 의료계가 준비해야 할 자세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먼저 그는 "모니터링 주체로서 비대면진료가 환자 치료와 질환 관리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시범사업과 연구개발을 주도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기관도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만큼 주도적으로 접근해 합당한 보상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단 주장이다.
신 교수는 "기존 진료 체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고 적합한 보상을 요구해가야 한다"며 "비대면진료로 업무가 늘어나지 않는지, 업무가 늘어난다면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체계적인 연구로 보상체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진료로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동시에 잠재적 이익 요소를 발굴해가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보상으로 이어지는 기전을 만들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