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모 씨(여, 55)는 고혈압과 심한 발한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부신 수질에 생기는 종양인 갈색세포종을 진단받았다. 종양을 방치할 경우 혈관을 수축하는 카테콜라민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고 심장발작이나 뇌졸중까지 이어질 수 있어 수술이 필요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 의료진은 복부 깊숙이 있는 부신에 직접 접근하기 위해 부신과 가까운 등쪽을 작게 절개해 로봇팔을 넣어 부신을 안전하게 절제해냈다. 수술 중 위, 대장 등 다른 장기를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에 김 씨는 수술 후 바로 식사가 가능했다. 절개 부위도 한 곳으로 작았기에 김 씨는 빠르게 회복하며 수술 2일 만에 무사히 퇴원했다.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부신질환 환자들에게 후복막(등쪽)을 통한 내시경 및 로봇 부신절제술 1천례를 달성했다.
후복막 부신절제술은 부신이 신장 바로 위쪽, 간과 위 뒤편 깊숙이 위치한 점을 고려해 부신과 가까운 등쪽을 작게 절개해 내시경 또는 로봇팔을 넣어 부신을 절제하는 방식이다.
기존 복부를 통한 복강경 부신절제와 달리 주변 장기를 건드리지 않아 금식이 필요 없고 합병증이 적다. 입원 기간도 최소화되어 수술 후 2일 전후로 퇴원이 가능하다.
1천례 가운데 배를 여는 개복 수술이 필요했던 경우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원인 질환으로는 갈색세포종, 쿠싱증후군, 일차성 알도스테론증이 각각 30% 내외를 차지했으며 그밖에 수질지방종, 초기 부신암 및 부신 전이암 등이 있었다. 기능성 부신 종양(특정 호르몬 과다 분비) 관련 수술이 가장 많았는데 해당 환자 모두 합병증 없이 무사히 퇴원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 의료진은 복부 앞쪽이 아닌 복부 뒤쪽 후복막에 1~2cm 구멍을 두세 군데 내고 수술 내시경 또는 로봇팔을 넣어 부신을 절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수술 과정에서 주변 장기 움직임이나 조작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수술 후 합병증 발생과 환자들 불편이 크게 줄었다.
특히 로봇 수술을 도입한 이후 절개 부위가 한두 곳으로 줄어들면서 환자들 수술 후 통증이 감소하고 회복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
서울아산병원은 지금까지 로봇을 이용해 300례 이상 후복막 부신절제술을 시행했다.
2018년에는 다빈치 로봇을 이용해 절개 부위를 2곳으로 줄였고, 2021년부터는 다빈치 SP 시스템을 기반으로 절개를 단 한 곳만 진행하는 단일공 로봇 부신절제술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부신암이 진행된 경우 환자 안전과 질환 특성을 고려해 개복수술을 시행 중이다.
성태연 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 교수는 “후복막 부신절제술은 수술 후 복부 통증, 진통제 투약율, 합병증, 회복 속도 측면에서 우수성을 입증하며 부신절제술의 보편적인 방법으로 자리매김해왔다"며 "부신절제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서 부신질환 환자들 건강 회복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