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서울대병원장 '파격·소신 행보' 주목
운영 방식·시스템 도입 등 ‘최초’ 수식어 갱신, 코로나19 대응도 선제적
2022.02.28 06:0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임기 내내 파격 행보를 이어온 서울대학교병원 김연수 병원장이 이번에도 선제적인 결단으로 병원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부와의 호흡 등 여러 제약을 감내해야 하는 국립대병원장, 그것도 국내 의료를 선도하는 서울대병원 수장임을 감안하면 이례적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연수 병원장 결단력은 취임 직후부터 발현됐다. 
 
지난 2019년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부상했을 당시 그는 국립대병원 최초로 정규직 전환을 결정하며 노사갈등 해소의 단초를 제공했다.
 
600명이 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비용부담, 기존 정규직 근로자들 반감 등 여러 난제들이 있었지만 김연수 병원장은 과감하게 정면돌파를 택했다.
 
그는 의료계 현안에 대해서도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원격의료,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상당히 민감한 주제에 대해 언론지상을 통해 평소 갖고 있던 견해를 피력했다.
 
원격의료와 관련해서는 “국내 의료와 정보통신기술이 세계적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 두 영역을 접목하려는 시도는 ‘원격의료’라는 프레임으로 단단히 묶여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세계적 수준인 양질의 의료를 필요한 국민에게 적시적소에 제공할 수 있는 미래의료 플랫폼 구축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원격의료 도입 필요성을 설파했다.
 
의과대학 정원에 대해서는 “당장 의사 수를 늘리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적정진료를 위한 의사 수를 추계하고 부족한 분야에 먼저 배정하는 양성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계의 불편한 진실이던 PA(Physician Assistant), 일명 ‘진료보조인력’과 관련해서도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넘나들던 이들 간호사의 역할과 지위를 병원 차원에서 공식 인정함으로써 ‘의사 보조인력’이라는 정체성을 부여했다.
 
또 그에 합당한 역할과 지위, 보상체계 등을 가동하기로 했다. ‘PA’라는 단어가 주는 반감을 감안해 임상전담간호사(Clinical Practice Nurse), 즉 'CPN'이라는 용어로 대체했다.
 
병원 시스템 운영에서도 혁신적인 시도를 거듭했다.
 
김연수 병원장은 지난해 ‘현금 없는 창구’라는 진료비 수납방식의 파격적인 변화를 꿰했다. 현금을 통한 대면결제가 아닌 비대면 결제로의 전환이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현금수납은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감염 위험이 상존하는 만큼 그 가능성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였다.
 
올해 초에는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언택트 배송’이라는 또 한번의 혁신을 시도했다. 감염관리 강화와 의료진 업무 피로도 감소를 줄이기 위함이었다.
 
기존에는 내원객이 붐비는 주간 시간대에 의료물품을 병동에 배송했으나, 이를 내원객이 없는 심야 시간대(밤 10시 ~ 오전 7시)로 전환했다.
 
그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가장 덜 붐비는 시간대에 의료물품을 공급함으로써 원내 이동 소요시간이 주간 대비 약 70%나 줄었다. 
 
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서는 과감한 결단력이 더욱 빛을 발했다.
 
신종 감염병 사태 초반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 생활치료센터를 비롯해 재택치료지원센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역량을 집중하며 국가적 위기상황 극복에 앞장섰다.
 
특히 지난해 연말 3차 대유행 당시 치료병상 부족 사태에서 국립대병원들의 자발적 중증병상 확대를 이끌어 냈다.
 
최근에는 오미크론 대확산으로 병원 내 감염이 속출하자 일반병동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를 치료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결정하며 병원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의 격리기간 단축시행도 결정했다. 기존에는 의료진이 확진되면 검사일로부터 7일 격리했으나, 5일만 격리한 뒤 근무를 수행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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