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요양병원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다인실을 중심으로 발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감염에 취약한 요양병원 입원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4인실 이하 상급병실에 대한 보험급여 적용, 간병비 급여화를 통해 병실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손요양병원 부속 의료경영연구소는 11일 ‘이손요양병원 코로나19 감염사례 분석보고서’를 통해 다인실과 집단감염의 상관관계를 조명했다.
이손요양병원은 2020년 2월 26일 작업치료사 1명이 확진된 이후 2년여 동안 단 한건의 감염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2월 8일 직원에 의한 외부 감염을 시작으로 4월 13일까지 입원환자 411명, 임직원 255명, 협력업체 직원 98명을 포함해 전체 764명 중 352명이 확진됐다.
확진된 입원환자들이 사용한 병실을 조사한 결과 5인실과 6인실 비율이 63.6%를 차지했다.
5~6인 병상의 확진자를 보면 5인 병상 15개에서 93.3%, 6인 병상 180개에서 63.9%가 발생해 다인실이 감염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반면 4인실, 2인실, 1인실 확진자 비율은 각각 27.6%, 2%, 1.5%로 크게 낮았다.
간병형태에 따라서도 확진 양상이 크게 달랐다. 1명의 간병인이 경증환자 7인, 8인, 12인을 간병하는 형태에서는 확진비율이 각각 100%, 75%, 100%로 집계됐다.
6인 간병에서도 총 150명의 환자 가운데 71.3%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와 같이 전파력이 빠른 감염이 유행할 경우 다인간병과 같은 조건에서는 감염예방활동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손요양병원 손덕현 병원장은 “코호트 격리 기간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 방역지침보다 더 강력한 방역을 했지만 다인실, 다인간병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고위험환자들의 건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요양병원에 대해서도 상급병실료를 급여화해 병실 환경을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입원환자들의 비용부담을 덜기 위해 4인실 이하 상급병실료 급여화를 시행하고 있지만 요양병원만 제외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손덕현 병원장은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환기시설 고도화에 대한 정부의 지원 등이 실현된다면 향후 요양병원 집단감염 사례를 현저하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입원환자 특성을 보면 여성(60.6%)이 남성(39.4%)보다 높았고, 80대 이상이 39.9%, 70대가 31%로 타 연령대 보다 많았다.
증상 여부에서는 무증상 확진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입원환자 확진자 중 무증상이 60.6%, 유증상이 39.4%였으며, 종사자 역시 무증상이 67.8%, 유증상이 32.2%였다.
유증상은 기침, 발열, 무기력 등의 경증이 대부분이었고, 입원을 요하는 중증은 거의 없었으며, 사망도 발생하지 않았다.
예방접종력에서는 입원환자 확진자 중 81.3%가 3차 접종을 완료했고, 미접종자는 4.4%였다.
확진된 종사자 중에서는 3차 접종 완료자가 93.9%, 2차 접종 완료자가 5.4%, 알레르기 반응에 따른 미접종자가 0.7%로 분류됐다.
입원환자들의 격리해제 후 후유증은 인후통 및 기침증상이 16.7%, 발열이 13.4%, 폐렴 및 사망이 각각 6.1%였고, 무증상이 58.4%였다.
확진된 입원환자의 치명률은 미접종자(77.8%), 접종부분완료자(3.7%), 접종완료자(2.4%) 순으로 낮았다.
이는 백신 예방접종이 사망과 중증화 예방 효과가 있다는 기존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다.
이와 함께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베클루리주 치료제를 실제 처방한 환자는 각각 12명, 8명, 5명이었다.
저조한 치료제 처방은 시행 초기 5건 이상의 팍스로비드를 투여하면 국가 지정 거점병원에서 처방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고, 주사제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이 원인으로 꼽혔다.
일부 삼킴장애가 있거나 고령의 환자들은 팍스로비드 경구약이 가루약 조제가 불가능해 투여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도 일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