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구교윤 기자]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대의원회 의장 등이 24일 여야 의원 13명 및 국민의힘 대표 앞에서 ‘간호법 강경 대응’ 의지를 피력했다.
보건의료 관련 유력 정치인들이 다수 참석한 이날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간호법 반대에 대한 의지를 다시 확인한 것이다.
총회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를 비롯해 서정숙 의원, 이종성 의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김민석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 박광온 의원, 송영길 의원, 남인순 의원, 허종식 의원, 서영석 의원, 이용빈 의원, 이수진 의원, 신현영 의원,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필수 회장은 “불합리한 제도와 정책들에 대한 의사들 목소리는 궁극적으로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데서 비롯되는 것임을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서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며 “그런 책임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의사들은 10개 보건의료 관련 단체들과 공동연대해서 간호법 대응에 강경히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보건의료계 각 직역 모두가 갈등이 아닌 화합과 상생을 향해 한 목소리를 내 열악한 근로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해 협력해나갔으면 한다”며 “그 길을 모색하는데 있어 국회와 정부 등 여러분들께서 지혜를 모아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성민 대의원회 의장도 힘을 보탰다. 박 의장은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는 억지 간호법 제정과 같은 것에서 보다시피 직역이기주의만을 내세우면서 국민 건강권을 침해하거나 국가 보건의료계 전체에 큰 혼란과 문제를 야기하는 일이 없도록 직역 간 업무 범위를 확실히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이 회장과 박 의장은 코로나19 의료진에 대한 존중 및 적절한 보상 마련, 병·의원 중심 의료전달체계 개편, 적정부담-적정급여-적정수가, 필수의료살리기 등에 대해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의사출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료계가 반대뿐만 아니라 대안까지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신 의원은 “간호법이 직역 갈등을 조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직역이 공감할 수 있는, 방문호·방문진료 등 종합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의료계에서 1인 시위뿐만 아니라 대안 마련까지 해준다면 국회에서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 등은 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가 수술실CCTV 설치법, 공공의대 등 의료계 주요 현안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자 김 위원장이 가볍게 반응하면서다.
포문은 이 대표가 열었다. 그는 “민주당이 이준석 대표 입장을 밝히라고 지적한 사안이 수술실CCTV 문제였다. 수술실CCTV가 선한 의료진의 진료 위축을 시키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발언해 박수를 받았다.
공공의대 설립과 관련해서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성급하게 추진하면 안된다고 했고, 대선 공약에도 공공의대 설립하겠다는 이야기가 들어 있지 않다”며 “의료는 의료계와 적극적으로 협력관계로 풀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고, 구호정치를 안하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차분하게 반응했다. 그는 “수술실CCTV 설치법을 국회에서 드물게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고 했고, 공공의대에 대해서도 “공공의료인력 문제를 공공의대만의 방식으로 푸는 것은 개인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공공대학이든 사립대학이든 공공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