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코로나19 특수···병원계, '후유증클리닉' 경쟁
전화상담·신속검사 이어 롱코비드 환자 유치 주력
2022.04.25 11:3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등 본격적인 일상회복 단계에 접어들면서 마지막 코로나 특수를 노리는 병원들의 움직임이 부산한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 동안 내원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던 의료기관들에게 백신접종과 재택치료 관리, 신속항원검사에 이어 이번에는 ‘후유증클리닉’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완치자의 30~40%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이들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병원들의 행보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일명 ‘후유증클리닉’은 의료기관 규모나 전문 분야와 무관하게 경쟁적으로 개설되고 있다.
 
대학병원은 물론 종합병원, 전문병원 등이 앞다퉈 롱코비드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담클리닉을 개설했다. 최근에는 개원가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의료기관들의 이러한 행보는 철저한 ‘학습효과’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코로나19 사태 속에 각종 손실보상과 신설된 수가 특수를 경험했던 만큼 병원들이 후유증클리닉 역시 또 다른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고 선제적인 개설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가장 대표적인 특수는 단연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였다. 두 달 남짓 시행된 한시적 조치였지만 이 기간 동안 무려 7000억원이 병원들에게 지급됐다.
 
복지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관련 청구 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3일부터 4월 3일까지 약 2개월 간 의료기관들의 청구금액은 총 7303억원에 달했다. 
 
7303억원 중 건강보험으로 7168억원, 기초사회보장 정책 중 하나인 의료급여로 134억원이 지급됐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7303억원 중 93.5%인 6829억원을 수령했고 종합병원과 병원급은 같은 기간 총 473억원(6.5%)을 청구했다.
 
동네 병·의원이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이렇게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의원급 의료기관도 검사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면서 높은 수가를 책정했기 때문이다. 
 
확진자 급증과 함께 폭증하는 검사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였다. 병·의원은 신속항원검사를 1회 진행할 때마다 진찰료, 검사료, 감염예방관리료 등 총 5만5920원을 받았다.
 
하루 200명을 검사하면 검사로만 1000만원 이상의 매출이 생기는 셈이었다. 한 달에 1억~6억 원 수준이던 신속항원검사 청구금액도 수 천억원 대로 수 천배 불어났다.
 
환자 1인당 하루 8만원이 책정된 재택치료 환자관리료 역시 의료기관들에게는 큰 수입원 중 하나였다. 100명의 환자를 관리할 경우 하루에 800만원이 생기는 구조다.
 
1일 2번의 전화상담만 하고도 최소 6만원에서 최대 8만원이 넘는 비용을 받았던 만큼 일선 병원들은 지자체에 재택치료 환자 배정을 요청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 외에도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백신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일선 의료기관들은 적잖은 접종료 수입을 올릴 수 있었고, 감염병 전담병원들은 특급 수가를 받았다.
 
하지만 오미크론 정점을 기점으로 이러한 특수들이 점점 줄어드는 중이고, 의료기관들 사이에서는 ‘후유증클리닉’이 마지막 코로나 특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솔직히 코로나19 초기에는 내원객 감소로 고충이 있었지만 백신접종, 재택치료, 신속검사 등 방역정책에 따른 특수로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특수를 경험한 입장에서는 당연히 후유증클리닉을 개설할 수 밖에 없다”며 “다른 병원들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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