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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겨드랑이 동맥 통한 '타비시술' 성공
장기육 교수팀, 수차례 시뮬레이션 실시로 합병증 '최소화'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 황모씨(88세, 여)에게 최소 침습법으로 겨드랑이 동맥을 통한 타비시술(TAVI,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얼마 전 실신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황 씨는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진단받았다. 실신이 반복되던 황 씨는 급사의 위험도가 높아 빠른 치료 전략이 필요했다.
심근경색 기왕력이 있어 전신마취 위험도가 높아 타비시술이 요구됐다. 타비시술은 허벅지 동맥을 따라 기구를 대동맥으로 넣어 대동맥판에 기구를 위치시키고 좁아진 판막 사이를 풍선으로 확장한 후 스텐트를 삽입한다.
그러나 전신 혈관 협착이 심했다. 양측 대퇴동맥 가장 좁은 부위는 심한 석회성 협착으로 4mm가 되지 않았고,대동맥 하방의 가장 좁은 부위도 직경이 5mm 채 되지 않아 타비시술 기구의 통과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팀은 황 씨의 CT와 영상자료를 면밀히 분석해 접근법을 고민한 끝에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와의 통합 진료를 토대로 허벅지 대신 왼쪽 겨드랑이 혈관을 통해 접근하기로 결정했다.
일반적으로 겨드랑이 혈관으로 접근하는 경우 흉부외과에서 국소 수술을 통해 피부를 4~5cm 정도 절개하고 혈관을 노출시키면 타비팀에서 이어받아 혈관에 기구를 삽입해 시술을 시작한다.
시술이 끝나면 다시 흉부외과에서 혈관과 창상을 봉합한다.
하지만 장 교수팀은 황 씨의 겨드랑이 동맥을 분석한 결과 피부 절개와 창상 없이 혈관에 접근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쳐 시술 성공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특히 시술 후 피부에 흉터가 남지 않고 절개 부위 감염 등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장점까지 염두에 뒀다.
장기육·황병희·이관용 교수팀은 황 씨의 왼쪽 손목 혈관을 확보한 후 엑스레이 보조를 받으며 겨드랑이 동맥에 바늘과 기구를 넣고 신속하게 대동맥판막에 인공판막을 삽입했다.
이어 인공판막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기구를 안전하게 제거한 후 겨드랑이 동맥을 촬영해 혈관 손상이 없는지 마지막까지 파악했다.
장기육 교수는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들은 고령이고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아 획일화된 치료를 적용하기보다 개인별 맞춤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피적 방법으로 겨드랑이 혈관을 천자해 타비시술을 마치고, 이후 절개 없이 기기를 사용한 지혈을 통해 협착이 심한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전략을 구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