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향후 세워질 중앙감염병병원이 감염내과 전문 분과에만 한정돼서는 안되고 내과 전문 분과들과의 협력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NMC 공공보건의료연구소 데이터센터가 지난해 주관한 '코로나19 대응 평가 연구'에서 임상 의료진·연구원 등을 포함해 27명을 대상으로 면담한 결과, 이 같은 의견이 도출됐다.
감염병 진료 전문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환자 대응 또는 복합적인 상황에서의 대응을 위해 병원 전체 진료역량이 한층 강화돼야 한다는 취지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대응에서 드러났듯이 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이라고 해서 감염내과·호흡기내과만의 역량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환자 진료를 위해서는 순환기·신장기·내분비계 등 다양한 합병증을 다룰 수 있는 전문 분과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특히 "임산부·정신질환자·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감염된 경우 처럼 복합적인 상황에서 적절하고 안전한 진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업무 분담, 진료 협력 등과 관련한 고충은 의료진 면담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면담에 응한 의료진 A씨는 "의료원에 감염내과 5명, 호흡기내과 5명이 있는데 소수 인원이 이렇게 보고 있자니 억울했고 주말도 없이 나오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의료진 B씨는 "중환자실 환자는 호흡기 문제만 있는게 아니라 기저질환도 있고 각종 문제가 생겨 협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 과가 보기로 했으니 알아서 하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억울해했다.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는 관리자가 나서서 갈등을 중재하고 명령했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던 실정이다.
여기에 인력 배치가 수시로 변경되고 신규·파견인력이 투입되면서 원내 상황은 혼란스러웠다.
의료진 C 씨는 "외래 간호사가 중환자실 인력이 부족하면 그리로 갔다가 중환자가 줄면 다시 오고 이를 반복했다"며 "외래 간호사가 바뀔 때 마다 손발이 안맞아 의사로서 너무 불편했다"고 밝혔다.
의료진 D 씨는 "간호사들도 계약직이다 보니 계속 교체가 돼서 처음에는 보호구에 익숙하지 않아 샘플링이나 라인 잡는 것들을 잘 못하니 환자들이 항의를 좀 했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하면서 경험을 쌓았던 현재 의료진은 향후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며 "인력 역량이 손실되지 않도록 한층 강화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