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국민 약 87%가 “동네 소아과·내과 의원 등에서도 기초 감염병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며 동네 병의원 역할에 대한 인식이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의료원(NMC, 원장 주영수)은 최근 ‘코로나19 대응 백서Ⅱ’를 발간하고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해 8월, 6일 간 전국 19세~69세 남녀 15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유행 후 동네 병의원 이용 경험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6.8%가 “가까운 동네 내과와 소아과 등도 기초적인 감염병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시설과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유행 후 동네 병의원 이용 의향이 다소 줄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대형병원 선호도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이동 제한 등 방역조치로 가까운 동네병의원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됐다”는 비율은 50.9%로 조사됐다.
반면 “감염병 대응이 가능한 종합병원·대형병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항목에는 응답자의 70.5%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해당 조사는 동네 병의원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와 재택치료·대면진료 등이 시행되기 전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만 이뤄지던 시기다.
이를 감안하면 동네 병의원 차원의 감염병 대응에 대한 수요가 꽤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감염병 대응 최일선에 위치했던 공공의료기관의 낮은 이용 동기에서도 엿볼 수 있다. ‘공공의료기관을 이용해본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65.8%로 과반을 넘었다.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는 ▲갈 이유가 없어서(44.6%) ▲접근성이 나빠서(21.8%) ▲몰라서(10.3%) ▲민간 및 타 병원 이용(8.3%) ▲낮은 질의 의료서비스(3.8%) 등이 있었다.
한편, 실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또는 공공의료기관보다 동네 병의원 방문을 선호하고 있었다.
몸이 아플 때 선호하는 대응 방법으로 ‘동네병원 방문’이 54.3%를 기록하며 1위로 조사됐다.
이어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방문’은 4.4%로 4위, ‘보건소 및 공공의료기관 방문’은 4.1%로 5위를 기록했다. 그 사이에는 ‘인터넷 검색(27.2%)’, ‘가족·지인과 상담(8.3%)’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