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이 만장일치 추대를 통해 대한병원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가운데 향후 회무 운영 방향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
직역과 직능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과 지나친 회장 중심의 회무 운영체계 등 주어진 2년의 임기동안 살펴야 할 현안이 산적하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화합’이다.
대한병원협회는 산하 12개 지역병원회와 10개의 직능단체가 활동 중이다. 지역과 직능이 워낙 다양하고, 정책과 제도에 따른 이해관계가 상이한 만큼 반목이 일상이 된지 오래다.
중소병원과 대학병원이 번갈아 가며 회장을 맡는 구조나 민감한 현안에 공식입장을 내지 못하는 행보 등은 갈등의 깊이를 방증한다.
때문에 매번 회장선거 화두는 ‘화합’이었지만 후보자들 간 치열한 경쟁이 반복됐다.
이번 선거 역시 2~3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 사태 등을 감안, 화합을 통한 위기 극복을 도모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추대’ 형태로 급전환 됐다.
병원계의 선택을 받은 윤동섭 당선인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물론 정책현안비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전공의 파업 사태로 불거진 중소병원 및 대학병원 간 갈등 해소에 기여한 만큼 병원계 화합을 이끌어 낼 인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뿐만 아니라 대한의사협회 등 관련단체 및 대정부와의 창구 역할을 맡아 원만히 업무를 수행해온 만큼 의료정책 현안도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더해진다.
윤동섭 의료원장 역시 그 기대감을 잘 알기에 ‘화합’을 최우선 기치로 꼽았다.
그는 “병원은 외형적 규모는 물론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뉘는 지역적 특성, 전문병원과 요양병원 등 운영에서도 다양한 차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직능, 직역, 지역마다 이해관계가 상이하고 그에 따른 요구도 다른 만큼 갈등의 소지는 있지만 소통을 통한 단합된 병협을 만들겠다”라고 덧붙였다.
수 십년 동안 굳어져 버린 제왕적 회장체제 타파도 관심사다.
앞서 대한병원협회는 1959년 협회 설립 이래 62년 만에 처음으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조직 개선 컨설팅을 진행했고, 회장 권한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답안이 도출된 바 있다.
컨설팅을 진행한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임원구성, 논의구조, 회무운영 전반에 걸쳐 회장에게 부여돼 있던 권한 축소를 제언했다.
회무 운영에 있어서도 회장의 독단적 결정이 아닌 ‘회무위원회’를 운영해 협회의 주요 운영방안 및 정책현안 대응 등을 논의해 결정하는 방안을 내놨다.
회무운영회는 20인 내외로 구성하되, 인수위원회와 마찬가지로 특정단체 편중 금지를 위해 60% 이내로 제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회장 결재비율 조정 필요성도 언급했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상근임원에게 전결권을 위임하는 구조가 보다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윤동섭 당선인 역시 대한병원협회의 지나친 회장 중심체제에 대한 지적이 계속돼 왔던 만큼 탈권위를 예고했다.
모든 회무는 회장 개인적 판단이나 의지가 아닌 각 위원회를 중심으로 진행해 합리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향후 내부 의사결정 구조를 보강해 회장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탈피하고 각 위원회 중심으로 회무를 운영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원병원들이 주요 현안에 참여해 다양하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든 병원이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 내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직‧간접적 자문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각 현안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 한편 정부에게 묘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