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가 정점을 지나 감소세라고 얘기하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막막함을 넘어 절망적인 상황이다. 병원과 보건소는 연락이 되지 않고 119 역시 호흡기 증상이 있는 아이를 데리고 갈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어려워 마지막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부모들의 심정은 그야말로 절규 그 자체다.”
국내 최초 어린이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의 남성우 부이사장은 “최근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폭증하는데 응급상황 속 이들이 도움을 구할 곳이 마땅히 없어 부모들의 상담 문의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아이들병원은 체계적인 코로나19 확진자 관리를 위해 지난 2월 코로나 환자 24시간 홈케어앱 ‘우아닥터’를 개발했다. 해당 앱은 코로나19 환자 증상에 따라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언제든 의료진과 연결을 지원하며, 24시간 동안 주제별 채팅방을 통해 상담이 가능하다.
병원은 최근 소아확진자가 급증하자 더욱 빠르고 쉽게 상담받을 수 있도록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카카오톡을 통한 상담이 가능하도록 연계했다.
남성우 우리아이들병원 부이사장은 “카카오톡을 통해 상담을 시작한 첫날에는 총 상담 건수가 9건이었다”며 “하지만 둘째 날은 50건, 셋째 날은 100건으로 더블링 수준을 넘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범사업으로 상담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위해 열었는데 예상외로 폭발적인 문의에 부모님들의 절실함이 느껴졌다”며 “한편으로는 이들이 의견을 구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너무 없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소아 확진자는 지난 3월 초 어린이집 및 유치원 개학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맞물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추세로, 28일 기준 9세 이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48만5301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12.57%를 차지했다.
남성우 부이사장은 “상담 내용은 늦은 밤 119를 통해서도 아이가 갈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어려워 당장 집에서 어떻게 조치를 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이 많았다”며 “오늘 먹일 수 있는 해열제 용량을 다 먹였는데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 부모님의 막막한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말 새벽 7개월 된 아이의 보호자가 해열제를 먹여도 아이의 열이 떨어지지 않고 음식을 먹지도 못하고 처져있다며 상담을 요청해 온 적이 있는데 상담 이후 ‘연락되는 곳이 없어 너무 무서웠다. 늦은 시간까지 대화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 주셨다”며 “같은 부모로 그 마음에 공감하며 도움을 받을 곳이 없어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정부는 ‘정점이 지났다’, ‘확진자가 감소세를 띈다’고 얘기하는데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언제 아이가 아플지 몰라 하루하루 전전긍긍하며 보내고 있다”며 “의지할 곳이 없어 개개인이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을 좀 살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아이들병원은 예상보다 상담 문의량이 급증하자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적정 인원을 보강할 계획이다.
남성우 부이사장은 “하루 평균 20~30건 정도 상담을 예상했는데 문의량이 급증해 인원 보충이 필요하다”며 “기존 재택환자 집중관리군을 관리하던 간호사 15명 등의 인력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그동안 2만명 이상의 환자에게 비대면 상담을 진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사 인력 또한 당직제 등을 활용해서 충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