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최근 심화되는 대형병원 환자 쏠림현상 속에서도
‘한국의 메이요클리닉
’을 선언한 당찬 중소병원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
특히 엄연한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의료 사각지대나 나름없던 경기도 시흥시에서 무려 20년 넘게 묵묵하게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해 왔던 병원의 포부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당찬 포부를 선언한 곳은 250병상 규모의 시화병원.
지난 1998년 4월 148병상으로 개원해 이듬해 종합병원으로 승격한 후 성장을 거듭해 온 시화병원이 오는 2020년 530병상 규모로 새롭게 태어난다.
척박한 병원환경에 문재인 케어 이후 대형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중소병원들의 고충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행보다.
하지만 시화병원의 자신감은 충만하다. 개원 당시부터 지금까지 ‘환자’를 중심에 두고 병원을 운영했고, 이번 새병원 건립 역시 환자를 위한 결정인 만큼 ‘옳은 선택’이라는 확신이다.
“응급상황에 처한 환자를 끝까지 케어하지 못하고 서울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해야 하는 안따까움이 컸습니다. 지역환자들에게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신축을 결정했습니다.”
시화병원 설립자인 최병철 이사장(흉부외과 전문의)은 ‘성공’과 ‘실패’라는 단어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환자를 위한 길’이라는 생각만 갖고 내린 결정임을 재차 강조했다.
“지역주민 건강 수호 최선, 2회 연속 의료기관평가 인증 획득"
"시흥시 최초 인턴 수련병원 지정에 병상 가동률 90% 넘어"
환자를 향한 집념은 그동안 시화병원이 걸어온 행적에도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2회 연속 의료기관평가 인증, 시흥시 최초 인턴 수련병원 지정 등 ‘최초’라는 수식어가 수두룩하다.
환자들의 충성도는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250병상 규모인 시화병원 1일 외래환자는 1000명 이상이며 연간 2만7000명이 내원한다. 병상가동률 또한 90% 이상이다.
가성비만 놓고 보면 전국 상위권이지만 최병철 이사장은 환자들에게 지속적이고 완숙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미안함을 늘 품고 지냈다.
“적어도 우리 병원을 믿고 찾아주는 환자들이 의료진이나 장비 등 인프라 부족으로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1200억 투입 지상 12층 새병원 건립, 정형·신경외과·소청과 의료진 대폭 증원"
그는 장고 끝에 큰 결단을 내렸다
. 무려
1200억원을 투입해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새병원을 짓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 최창균 병원장을 비롯한 의료진과 직원들도 기꺼이 동행키로 했다
.
오는 2020년 4월 경기도 시흥시 군자천로에 들어서게 될 새병원은 대지면적 2만290.9㎡(6138평), 연면적 4만1012㎡(1만2404평) 규모다. 지상 12층, 지하 2층으로 지어진다.
시흥지역의 원활한 의료공급을 위해 전문의가 부족한 진료과 의료진을 집중적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을 대폭 늘리고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를 신설해서 의료의 질(質) 향상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또 성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도 개설함으로써 상급종합병원으로의 전원이 필요 없는 종합병원을 지향할 방침이다.
특히 21년 간 지역주민과 호흡을 같이해 오면서 축적한 질병 패턴 등 다양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흥 지역민에 최적화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역 내 다빈도 질병인 혈관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심뇌혈관센터를 개소하고, 조기 암 발견을 위한 건강검진센터도 확대, 운영한다.
국내 유수 상급종합병원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보다 효과적인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지역 내 암환자들의 ‘집 근처 항암치료’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2019년 3월 개원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본격적인 새병원 오픈 준비에 돌입한 사회병원에 최근 예기치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내에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서울대병원 분원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할만 했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최병철 이사장은 “서울대병원과 시화병원은 가는 길이 다른 만큼 경쟁상대가 아닌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며 “양 병원이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화병원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한국을 넘어 세계 제일의 병원으로 거듭나는 것”이라며 “한국의 메이요클리닉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병철 이사장과 의료진은 메이요클리닉을 비롯해 세계 유수 병원들을 방문해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고 직원들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익숙하다.
“지금은 우스운 얘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10년 후 시화병원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었음을 증명해 보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