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시행된 지 약 3년째 본사업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 시범사업이 내년 6월까지 연장됐다.
이런 가운데 시범사업의 당사자 격인 대한내과의사회(회장 박근태)가 내년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의 본사업 전환을 전망하며 “응급 입원율이 줄어드는 등 고무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앞으로 환자 본인부담금 개선을 통해 사업 환자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내과의사회는 지난 5일 제24회 정기총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만성질환관리사업 성과를 짚어봤다. 박근태 회장은 조비룡 서울대병원 교수(가정의학과)의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2차년도 평가결과 및 발전방향(2020)’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참여기관 등록환자는 비참여기관 등록환자에 비해 필요한 검사 수행 비율과 약물순응도가 각각 1.7배 더 좋았다. 합병증으로 입원할 확률 및 응급실 방문 확률은 비참여기관 등록환자에 비해 각각 0.5배, 0.45배로 나타났다.
또 환자맞춤형 건강관리 종합계획(케어플랜)을 수립하고 관리를 받은 지 6개월이 경과한 환자들의 혈압 조절률은 약 68%, 당뇨 조절률은 약 23% 등으로 유의하게 좋아졌다.
박 회장은 “시범사업의 가장 큰 의미는 환자들의 응급실 방문과 입원율이 감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진료과를 떠나 환자를 위해 일차의료 의원급 의사들이 열심히 환자를 상담하고 관리하면 환자 건강이 좋아진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의사와 환자 참여율 낮은거 과제, 환자 진입장벽 낮추려면 본인부담금 10%→5% 필요”
이렇듯 사업 성과는 유의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의원 및 환자 사업 참여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내과의사회에 따르면 금년 8월 기준 전국 109개 지역 3721개 지역 의원이 선정됐고 2421개 의원이 해당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 2차년도 시범사업 평가 결과 참여신청 의원의 약 55%에서만 환자가 등록했다. 의원별 환자 등록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49명 이하 또는 100명 이상 구간이 많고 55명~99명 구간은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것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여전히 환자본인부담금이 고령의 사업 참여를 주저하게 하는 이른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건강보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인 참여자의 경우 만성질환자 통합관리료 총액의 10%를 환자가 부담한다. 시범사업에 해당하는 검진 바우처는 전액을 공단 부담금으로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서는 사업 등록 후 사업 프로세스인 포괄평가 및 케어플랜 수립 등을 시작하면 평소보다 본인부담금이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
박 회장은 “의사들보다 환자들이 진입장벽을 많이 느낀다. 참여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며 “참여 확대를 위해 대부분 만성질환을 지닌 65세 이상 고령층에는 본인부담금을 면제해주거나 기존 10%에서 5%까지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내년에 본사업으로 전환될지는 보건복지부 등과 상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 시범사업은 보건소·동네의원·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초기부터 지속 관리해 만성질환 조절률을 높이고 합병증 발생을 지연·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지난 2018년 12월 지역사회 일차의료 시범사업과 만성질환 수가시범사업이 통합되고 지난 2019년 1월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됐다. 각 의원에서는 500명까지 환자를 등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