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지난 2020년 상급종합병원 기부금 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최초 창궐한 대구‧경북 지역 병원들을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 중 약 80%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기부금‧기부 물품 증가과 함께 정부 지원금이 기부금 항목에 포함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데일리메디가 전국 43개 상급종합병원 기부금 수입 현황을 집계한 결과, 이들 병원은 2020년 총 3389억4443만원을 받았다. 이는 전년도 1302억8884만원 대비 20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상급종합병원 중 강릉아산병원‧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아산사회복지재단 소속으로, 기부금이 재단 회계에 포함되는 만큼 별도 집계가 이뤄지지 않아 제외됐다.
한 병원당 약 78억8243만원의 기부금 수입이 발생했다. 2019년 30억2997만원과 비교하면 평균 48억원 이상 증가했다.
기부금 수입은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기부금 수입이 전년 대비 증가한 병원은 34개였던 반면, 전년보다 기부금이 감소한 병원은 9개에 불과했다.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은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399억3607만원의 기부금 수입으로 전년 152억3042만원 대비 162.21% 증가했다. 서울대병원은 328억8631만원을 받아 2019년 147억9307만원보다 122.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은 95억1220만원으로 전년 72억6511만원 대비 30.93% 증가하면서 13위를 기록했다. 2019년 순위 4위보다 9계단 하락했다.
서울성모병원은 6억6252만원으로 전년 5억3645만원 대비 약 2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는 31위로 지난해 34위에서 3계단 상승했다.
큰 폭의 순위 상승을 나타낸 병원도 있다. 인하대병원과 영남대병원, 가천대길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은 전년 대비 기부금 수입이 500% 이상 상승하면서 10위권에 진입했다.
인하대병원의 경우 지난해 232억7296만원의 기부금을 받아 43개 상급종합병원 중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억332만원 대비 무려 22425.15% 늘어난 것으로 순위 또한 36계단 수직 상승했다.
영남대병원은 195억3565만원으로 전년 24억9016만원 대비 684.51% 증가했다. 가천대 길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도 각각 162억7119만원, 149억5479만원으로 전년 대비 2126.43%, 1738.96% 상승했다.
이 외에도 전남대병원과 부산대병원도 각각 191억원9215만원, 171억262만원으로 전년보다 180.00%, 40.3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계에서는 이 같은 기부금 수입 증가의 원인으로 ‘코로나19’를 꼽았다. 감염병 대응을 독려하기 위한 기부금이 증가했고, 정부 지원금을 회계상 기부금으로 분류한 병원도 있어 수입이 대폭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인하대병원 관계자는 “해당 항목에 코로나19 손실보상금이 포함되면서 대폭 늘었다”며 “손실보상금을 기부금 항목에 포함시킨 곳도 있고, 기타의료수익에 포함시킨 곳도 있다. 이는 병원 재량”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최초 대유행한 대구‧경북 지역에서 더욱 확연했다.
영남대병원을 비롯해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등 대구‧경북지역 소재 종합병원은 기부금이 최소 3배 이상 늘어났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창궐 당시 많은 시민들이 마음을 모았다”며 “기부금뿐만 아니라 마스크나 손 소독제 등 물품으로도 많은 기부가 이어졌다. 이 또한 기부금 수입에 포함된 결과”라고 말했다.
계명대 동산병원 관계자 역시 “많은 시민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며 “기부금과 함께 물품 등 다양한 지원이 있었다. 지난해 기부금 수입 증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모인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