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경구용 치료제 허가···'분배 기준 마련 필요'
전문가들 '정부, 쏠림 현상 대비해야' 강조···'머크 제품 도입 재검토'
2021.12.24 13:0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화이자 코로나19 경구치료제가 미국 식픔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EUA)를 최초로 받아내면서, 머크와의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머크보다 화이자의 임상 데이터가 우위에 있는 만큼 ‘화이자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국내 투입 전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배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FDA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치료제 ‘팍스로비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 
 
팍스로비드는 단백질 분해효소 억제제 니르마트렐비르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로 구성된 복합제다.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직후부터 1회당 3알씩 12시간 간격으로 5일동안 복용한다.
 
팍스로비드는 FDA 허가를 받아낸 최초의 코로나19 경구치료제로 이름을 올리면서, 화이자는 경구치료제 시장에서 머크를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0월 머크는 화이자보다 먼저 FDA에 경구치료제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지만, 아직 허가가 나지 않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몰누피라비르는 바이러스 유전자 조작 효소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로 일반적인 기전이 아니다”라며 “생식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임상에서도 FDA 재분석 결과, 효능이 30%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머크 치료제에 대한 의문 부호가 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 치료제는 SARS 계열 바이러스 단백질 분해효소 억제제와 약물 농도를 높여주는 리토나비르 복합제로 구성돼 있다”며 “임상3상에서 3일 내 복용 시 89%의 높은 효과를 보는 데 성공하면서 상대적으로 효과가 적게 나타난 머크를 제치고 최초 허가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화이자’ 쏠림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국내서도 환자들이 ‘화이자 선호’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두 가지를 모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재갑 교수는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전 세계적으로 머크 치료제도 허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직접 비교는 아니지만 데이터 상 간접적으로 화이자가 우위를 점한 만큼, 전 세계적으로 화이자 치료제에 대한 쟁탈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물량 확보 및 보급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플랜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화이자 선호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대비를 해야 한다”며 “정부가 미리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 연령대나 기저질환, 백신 접종 여부 등으로 중증 가능성이 큰 환자들을 분류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는 화이자 치료제를 우선 분배하는 식으로 원칙을 정해야야 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일각에서는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프랑스처럼 머크 치료제 구매를 취소하거나, 적어도 화이자 수급이 불가능한 최악의 상황 전까지는 가급적 사용을 보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현재 데이터만 놓고 보면 머크 치료제는 사실 허가를 재검토해야 할 측면이 분명 있다”며 “향후에도 효능 논란이 생길 수 있다. 과거 백신 때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효용성을 놓고 국민 사이에 큰 혼란이 있었던 만큼, 치료제에서 똑같은 일이 발생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면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프랑스처럼 머크 치료제 구매를 취소하는 것이 오히려 사회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화이자 치료제 수급에 장기적으로 문제가 생겨 상황이 급박해지거나, 다른 나라에서 사용 후 효과를 봤다는 추가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처방을 보류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인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 9월 머크와 20만명분, 10월 화이자와 7만명분에 대한 선구매계약을 맺었다. 추가 13만4천명분에 대한 계약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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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12.29 13:57
    압타바이오 국내 최초 경구용 치료제 빨리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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