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강릉아산병원 하현권 원장이 총 6년 동안의 임기를 마무리한다. 3연임 기록을 세운 그는 정든 강릉을 떠난 뒤 삼성창원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환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한평생 ‘아산인’으로 살면서 많은 족적을 남긴 그가 삼성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새로운 출발을 도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병원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병원계에 따르면 하 원장은 23일 열리는 원장 이임식에서 유창식 신임 원장에게 바통을 넘긴다. 이임식은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이달 말 임기를 마치는 하 원장은 강릉에서의 신변을 정리하는데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임식을 하루 앞두고선 겸임 원장을 맡고 있는 영덕아산병원을 찾아 병원 식구들에게 작별의 인사를 건넸다.
내년부터는 병원장이 아닌 영상의학과 전문의로 돌아간다. 하 원장은 병원장으로서 이룬 많은 성과들로 유명하지만, 학계에서도 SCI급 논문을 200편 넘게 발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하 원장이 떠나면서 강릉 지역계도 아쉬운 모습이다. 그가 재직하는 동안 강릉아산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승격에 성공했고, 지역 의료인프라는 크게 향상될 수 있었다.
올해 초에는 진료협력센터를 신설했다. 지역의료기관이 환자 치료를 의뢰할 경우 31개 진료과 160명 의료진에게 연결되도록 했다. 강릉아산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의료기관 간의 효율적인 협진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구성된 것이다.
지난 7월에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발맞춰 강원 영동지역 최초로 로봇수술센터를 개소했다. 4세대 첨단 로봇수술 시스템인 '다빈치 xi'도 도입했다.
로봇수술은 최소 절개와 적은 통증, 짧은 회복기간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전까지 영동지역에선 이렇다 할 수술기관이 없었다.
강릉아산병원이 시설을 도입함에 따라 강릉시민들은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도 전문적인 로봇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열악한 지방의료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하 원장의 창원행은 새로운 도전으로도 보인다.
삼성창원병원은 강릉아산병원과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둘 다 국내 최대규모 기업병원의 형제병원이면서, 올해 처음으로 상급종합병원 진입에 성공했다. 각 지역에서 가장 큰 의료기관이란 점도 같다.
병원계 한 인사는 “‘아산’에서 ‘삼성’으로 이동하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하 원장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며 “병원 수장으로서, 의사로서 모두 뛰어난 성과를 냈던 분인 만큼 삼성창원병원 입장에선 기쁜 소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