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경기도 안산 소재 종합병원 중 최대 규모인 한도병원의 경영권 향배에 병원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무리한 해외진출로 경영난에 시달리던 한도병원은 지난해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병원이 존립 위기에 처하자 지역계에선 충분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병원을 공공의료기관으로 전환하자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2일 병원계에 따르면 한도병원을 운영하는 대아의료재단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투자유치 허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재단은 가까운 시일 내 매각공고를 내고 인수자 등을 찾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대아의료재단은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결정하기 전에 경영정상화를 위해 일부 자산을 처분,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려 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의료기관을 찾는 경증환자가 줄어들면서 대부분의 종합병원은 환자 수가 크게 감소했다. 수도권 중소병원의 경우 최대 20% 정도 환자가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한도병원도 지난해 8월 입원환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병원이 일부 폐쇄되기도 했다. 원내감염이 발생하지 않은 의료기관보다 더 큰 손실을 입게 된 것이다.
하지만 최근 한도병원 경영상태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매각 타진에 병원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병원에 대한 투자 역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도병원은 최근 공고를 내고 전문의와 간호사 인력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전문의는 마취통증의학과, 신장내과, 응급의학과, 외과, 내과 5개 과에서 모집 중이다. 간호사의 경우 중환자실, 혈관시술실, 인공신장실, 포괄병동 등에서 근무할 인력을 찾고 있다. 간호사의 경우 성과급을 제외한 기본급 4100만원을 제시했다.
한도병원 사정을 잘 아는 의사는 ”이전에 근무하던 직원들과 임금체불 문제가 있었는데, 인력을 새로 채용하는 것은 병원을 운영하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6년 개원한 안산 한도병원은 450병상 규모의 입원실과 11개 전문센터를 갖춘 종합병원이다. 직원 500여명이 근무하며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종합병원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그러나 수년간 과도한 대출과 잇단 사업 실패로 경영난을 겪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검진센터 개설 사업이 수포로 돌아갔으며 형제병원인 시흥한도병원의 부진에 따른 적자까지 떠안게 됐다.
지역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던 한도병원 위기에 의료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안산시의사회 관계자는 “안산시에선 오래됐고, 병상도 450개나 되는 고대안산병원 다음 가는 큰 병원이었다”며 “끝내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대한응급의학회 관계자는 “한도병원은 안산에서 두 개 뿐인 지역응급의료센터였다”며 “현재 지정이 보류된 상태인데 지역응급의료기관 전환이라도 고려해야 한다”고 염려했다.
이에 지역계에선 한도병원을 경기도의료원 산하병원으로 되살리자는 방안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안산희망재단, 안산YMCD,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아 결성한 ‘(가칭) 안산시 공공의료원 설립을 위한 안산시민추진위원회’는 이재명 경기도 도지사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송부했다. 하지만 경기도 측으로부터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