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위기감이 커진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비뇨기과에서 정부의 현실적인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보건복지부(장관 권덕철)와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 최근 서울 모처에서 ‘필수의료협의체’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 이상운 의협 부회장, 과별 학회장, 이사장이 참석했다.
필수의료협의체는 필수 의료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협의 요청을 복지부가 수용, 보건의료발전협의체 내 마련된 공식 분과협의체다.
이 자리에서 의료계와 정부는 현재 상황이 필수의료의 위기상황임에 공감했다. 해당 필수의료협의체 운영을 통해 적절한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키로 했다.
먼저 김영균 내과학회 이사장은 “현장의 1차 의료를 담당하는 내과는 가장 기본이 되는 필수의료에 해당된다”면서 “지방 의료인력 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인력 배치에 불균형에 대한 해결 필요성을 역설했다. 돌려막기식 재정투입이 아닌, 예산 순증을 통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우용 외과학회 이사장은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필수과의 중요성이 더욱 드러나게 됐다”면서 “상황 모면을 위한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대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수가 조정을 통해 의료기관에서 전문의를 채용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을 주문했다. 현재의 상대가치는 필수 의료행위에 대한 적정한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이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피력했다.
산부인과에선 일본의 분만수가 지급방식 등 외국의 필수의료 위기 극복사례를 정부에서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획기적 수가는 전공의 수급문제 해결을 가능케 한다는 판단이다.
김동석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장(대개협 회장)은 “필수의료의 몰락이 현실이 되고 있는바, 해결을 위한 확실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면서 “결국 결국 국민건강 위협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흉부외과는 “이미 회복 불가능의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공의 수급 문제는 이미 한계에 와 있으며, 정부 차원의 조치는 없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실제 경북, 전남, 전북, 충북지역 등 단 한 명의 전공의도 없는 지역이 다수다. 강원, 대전, 인천도 수련중인 전공의는 1명뿐이다.
전공의 감소와 개원의 증가, 은퇴하는 흉부외과 전문의의 증가는 곧 의료진의 번아웃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른 비가역적 의료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공의 선발이 불가능해지면서 수련병원 기준미달도 심각하다. 최소한의 전공의 선발을 위해 규정 적용에 있어 정부의 유연성과 배려가 필요한 실정이다.
김웅한 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이사장은 “총량이 정해진 현재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은 무의미허더”면서 “추가예산 확보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과에서도 필수과 위기 상황 해결을 위해 수없이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만족할만한 결과는 없는 실정이다. 이제는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비뇨기과에선 전공의 확보율이 30%에 불과한 사실이 언급됐다. 해당과 역시 이에 따른 수련병원의 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
효율적 논의를 위한 의견도 나왔다. 외과에선 복지부에서 과별 요구사항을 사전에 검토하고, 협의체 회의에서는 복지부 검토결과를 통해 대안을 도출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것을 건의했다.
소청과 역시 각 과의 푸념으로 끝나는 여러 과가 같이 참여하는 협의체 회의는 비효율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체 협의체에선 공통사항만 노의하고 복지부에서 각 과별로 개별 면담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복지부는 우선 각 과별 요구사항을 사전에 제출하면 검토하도록 할 예정이다.
한정된 재원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만큼 우선순위를 정해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검토 후 필요시 각 과별 실무회의를 거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은 “필수의료 위기에 대해 정부가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공조,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