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사무장병원들이 정부의 진료비 환수 처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좀먹는 사무장병원 척결을 위해 환수 처분을 내려도 이를 강제할 법적근거가 없어 징수율이 저조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 보건복지부의 규제영향 분석서에 따르면 2014년 7월 31일 기준으로 사무장병원의 진료비 환수 징수율은 6.59%에 불과하다.
사무장병원에 대한 환수 결정 건수와 환수액은 매년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낸다. 그 만큼 정부가 사무장병원 척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2009년 7건에 불과한 사무장병원 환수 건수는 2010년 46건, 2011년 162건, 2013년 177건으로 급증했고, 올 상반기에만 벌써 170건이 결정됐다.
금액으로 보면 2009년 5억6300만원에서 2010년 87억7500만원, 2011년 600억3700만원, 2013년 1370억6800만원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올해는 7월까지 1919억8600만원의 환수가 결정돼 연말까지 합산하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환수 결정과 그 규모가 늘고 있지만 정작 징수율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사무장병원들의 법망 피하기로 인해 징수율은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다.
실제 2009년 58.44%였던 환수액 징수율은 2010년 34.72%, 2011년 20.43%, 2012년 10.72%, 2013년 5.45%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최근 5년 간 평균 징수율은 9.24%에 불과하다.
사무장병원 환수 현황(2014년 7월 31일 기준. 단위 %)
년도 |
건수 |
금액 |
징수금액 |
징수율 |
계 |
750 |
4704억3200만원 |
434억7500만원 |
9.24 |
2009 |
7 |
5억6300만원 |
3억2900만원 |
58.44 |
2010 |
46 |
8,7억75만원 |
30억4700만원 |
34.72 |
2011 |
162 |
600억3700만원 |
122억6500만원 |
20.43 |
2012 |
188 |
720억300만원 |
77억1800만원 |
10.72 |
2013 |
177 |
1370억68만원 |
74억7300만원 |
5.45 |
2014 |
170 |
1919억86만원 |
126억4300만원 |
6.59 |
이 같은 기현상은 사무장병원들이 환수에 대한 강제 조항이 없는 법을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에는 속임수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대해 징수금을 납부토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사무장병원이 이에 불복해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을 진행할 경우 확정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진료비를 지급해야 한다.
사무장병원들이 바로 이 점을 악용해 정부로부터 환수 통보를 받더라도 무조건 행정소송을 제기한 후 병원을 폐업하거나 재산을 은닉하다 보니 징수율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복지부는 법원의 확정판결 전에도 사무장병원으로 확인될 경우 요양급여비를 지급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무장병원에 대한 진료비 지급보류는 건강보험 재정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건강보험 재정 누수 방지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