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 바람을 타고 제 2국민건강보험공단 및 보험자병원 설립에 대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지만 지금 당장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현 체계 속에서 전면 급여화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임명된 이익희 기획상임이사[사진]는 재정 안정화와 문 케어 추진에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정했고 별도의 기관 설립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임명 갓 한달을 넘긴 건보공단 이익희 기획상임이사는 15일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나 이슈가 되고 있는 건강보험 관련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아직 업무 파악 중인 상황임에도 나름의 소신발언을 내놓아 주목된다.
우선 지난달 대한중소병원협회는 ‘외국인 먹튀’를 방어하고 의료관광 활성화 측면에서 유리한 제2 건보공단 설립의 필요성을 제안한 바 있다.
실제로 2015년부터 2017년 7월까지 2만4773명의 외국인의 경우 3개월분의 건강보험료만 내면 지역보험가입자 자격을 얻어 내국인과 똑같은 건보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매년 건강보험에 1000억원 이상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대상 건보공단을 설립하고 계약을 맺은 병원에 한해 우리나라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이익희 기획이사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건보공단을 별도로 설립하자는 제안을 분석해 봤다. 하지만 현 상황 속에서는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가 많아서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중소병원협회가 제안한 부분은 일리가 있긴 하지만 각 국가별로 협의과정이 있어야 원활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 제도와 별개로 외국인용 건보공단에서 건강보험료를 책정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부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산병원 외 다른 보험자병원 필요성 공감하지만 부산 침례병원 인수 쉽지 않을 듯"
또한 지난해 7월 파산한 부산 침례병원을 건보공단이 인수해 제2 보험자병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보건의료노조로부터 나오고 있다.
수가 모델의 적합성을 검증하는 보험자병원이 전체 급성기병원의 기준점을 제시해야 하는데 일산병원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논리다. 침례병원 규모의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4000억원이 필요한데, 인수 및 시설·장비를 갖추는 데 1000억원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에 이익희 기획이사는 “일산병원 외 또 다른 보험자병원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특정병원을 거론하며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제 2 보험자병원은 보다 폭넓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 뒤 진행해야 한다”고 유보적 답변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무엇보다 건강보험 하나로 국민의료비를 보장하는 문재인케어가 잘 시행될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단일 보험자 체계 속에서 보장성을 강화하고 예방사업을 확대해서 불필요한 의료비 증가 등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