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남원 등 9.2 노정 합의 후 재점화 '공공의대'
국회 보건복지委 국감서도 제기, 의협 '작년 9.4 의정합의 망각' 반발
2021.10.23 06:4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지난해 의사 총파업 및 9.4 의정합의 이후 주춤했던 공공의대 설립 논의가 금년 9.2 보건복지부-보건의료노조 간 노정 합의 후 다시 불붙고 있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위기를 겪으며 지역 공공의료 강화 필요성에 국민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지자체들은 단순히 지역 대학에 의과대학을 설치하자는 주장을 넘어 지역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인력 양성 방안으로 공공의대 설립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인천에서는 의사 인구가 타 특광역시 대비 부족하다는 수요가 모여 관련 움직임이 활발하다. 
 
인천대 총동문회는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지난해 기준 인천은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가 2.5명으로, 7대 특광역시 중 6순위를 기록했다”며 “인천 공공의료 확충 및 인력 양성 체계 구축은 사활을 걸어야 할 시대적 요구이자 시민의 염원”이라고 주장했다. 
 
총동문회는 "인천대가 해당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공공의대 설립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인천대는 수많은 시련을 딛고 시립대와 국립대 모두 쟁취한 저력을 갖췄다”며 “교수 학생 직원 조교 동문의 하나된 염원이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같은날 인천 서구의회도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날 열린 제247회 구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정인갑 의원(인천 서구의회)이 대표 발의한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촉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결의안은 교육부가 공공의대생들의 장학금을 지원토록 하는 계획을 세우고, 학생들은 인천의료원에서 교육·실습 등을 받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앞서 김교흥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서구)은 지난달 ‘인천대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마찬가지로 개정안은 졸업생은 면허 취득 후 10년 간 인천 공공의료기관 등에 재직하고, 인천의료원에서 교육·실습을 수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천대는 지난 8월 의대설립추진단을 꾸리고 최근 인천시민 100만명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여당 의원들 지원 사격에 보건의료노조 "적극 추진" vs 의협 "의료계 기만하고 무시"
 
전북 남원에서는 지난 2018년 폐교된 서남의대 정원(49명)을 활용해 공공의대를 세우자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남원 공공의대 신설 건은 이번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등장했다. 
 
지난해 관련 법안을 각각 발의한 김성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전주), 이용호 의원(무소속, 전북 남원·임실·순창)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견을 밀어붙였다. 
 
김성주 의원은 “지난 2018년 복지부와 당정 협의를 통해 서남의대 정원을 활용해 국립의전원을 설치하기로 발표하고 노정합의에도 관련 사안이 포함됐다”며 “공공의대 설립법안 심의를 본격화하고 올해 예산에 반영됐던 국립의전원 설계비 예산 집행도 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호 의원은 “공공병원을 지어도 의사가 없으니 공공의대를 만들어 의사를 양성하자는 것이다”며 “현재 의사정원을 활용해 의대를 신설해 양성하겠다는데도 진척이 없는 것은 국회의 책임이며 정부의 의지가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남 목포)은 이번 국감에서 울릉도 등 도서·벽지 의료취약지 특성을 설명했다. 또 “의료계 반발로 의대 증원이 어렵지만 우선 의대가 없는 지역부터 공공의대를 설립해야한다”며 “의료계가 의료인력 충원을 위한 정부 정책 시행을 방해하고 있다, 의정 협의를 ‘패싱’해야 한다”고 과감히 주장했다. 
 
전남 지역도 의대 유치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전남도는 ‘전남 도내 의대 유치 공동협력 협약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관련 논의 불씨를 당긴 보건의료노조는 앞서 “공공의대 설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인데 정부가 대한의사협회 반대 때문에 이를 포기하는 것은 국민적 요구 및 국가적 과제를 외면하는 것”이라며 “의협 반대에 좌지우지되지 말고 관련 정책을 중단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의협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의협은 지난 21일 “최근 국감에서 여당 의원들이 의대 신설 등을 발언한 것은 9.4 의정합의를 망각한 것”이라며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종식 이후 합의키로 해놓고, 국감에서 의대 신설·인력 증원 문제가 일방적으로 제기되고 의정합의를 ‘패싱’하자고 말하는 등 의료계를 기만하고 무시하는 태도가 나왔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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