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치료가 까다로운 말기 대장암과 폐암을 진단받고 힘겨워하던 환자가 길병원 의료진들의 진료 덕분에 희망을 갖게 됐다.
환자 K씨는 지난 1월 13일 한 달가량 지속된 복통으로 자택 인근 병원을 찾아 장염을 진단받고 금식과 항생제 치료를 진행했다.
장염으로 인한 염증 수치는 개선됐지만 이유 모를 복통은 계속됐고, 추가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진행한 결과, 항문입구 20cm 안에 암병변으로 인한 장폐쇄가 이뤄져 말기 구불결장암(S상결장암)으로 확진됐다.
1월 29일 길병원을 찾은 K씨는 외래 다음날 즉각 입원했다.
대장암 수술에 앞선 정밀 검사에서 항문 농양과 함께 암 세포가 장을 뚫고 나가 형성된 장천공이 발견됐으며, 흉부 CT상 우측 상부에서는 폐전이 소견이 발견됐다. 폐전이가 발견됨에 따라 흉부외과 김건우 교수의 협진이 즉시 이뤄졌다.
K 씨는 “어느 날 갑자기 대장암 진단을 받았고, 또 예상치 못한 폐암 전이 얘기를 듣고 큰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다”며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었던 때에 희망을 준 것은 이원석, 김건우 교수 치료에 대한 확신과 간호사들의 따뜻한 격려였다”고 말했다.
다행히 폐암은 초기 단계였지만 수술이 필요했기 때문에 의료진들은 고심 끝에 말기 대장암과 폐 전이암을 함께 제거하는 동시 수술을 결정했다.
이원석 교수는 “말기 대장암에 이어 폐암이 발견됨에 따라 환자가 받을 신체적, 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시 수술이 결정됐다”며 “평소보다 2배 이상 걸리는 수술 시간, 그에 따른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해 의료진들 피로감이 가중되겠지만 환자 상태를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2가지 암을 동시에 치료하는 치열한 수술장에서 환자에 대한 의지와 김건우 교수와의 협력, 그리고 의료진들의 헌신적 노력 덕분에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덧붙였다.
동시 수술 결정 후 집도는 지난 2월 5일 이뤄졌으며 장시간을 거쳐 성공적으로 끝났다.
수술 후 K씨는 면밀한 모니터링이 속에 특별한 부작용 없이 서서히 체력을 회복해 갔고, 지난 10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K씨는 “남들은 한번 경험하기도 힘든 암 확진을 연이어 2번 받게 되면서 매우 큰 고통을 느꼈다”며 “처음에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길병원 의료진들이 심어준 완치에 대한 믿음과 헌신적 치료로 몸도 마음도 서서히 회복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석 교수는 “흔히 말기 대장암은 얼마 살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재는 의학기술 및 신약의 발달로 생존율이 많이 늘어났고, 병변에 따라 절제가 가능하면 장기 생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또 다른 장기에 암 전이가 이뤄졌다 해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장기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교수 등이 폐절제술 후 예후 및 생존에 미치는 인자를 분석해 발표한 논문(International Journal of Colorectal Disease volume 22, pages699–704(2007)에 따르면, 대장절제술 및 폐절제술이 가능했던 환자 생존율은 50.3%까지 보고됐다. 이 논문은 미국 국립 암치료 지침(NCCN guideline)에 인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