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른 병상대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대한병원협회가 별동반을 가동한다.
방역당국, 지자체 등이 개별 의료기관과 병상 및 인력 지원 대책을 논의하는 작금의 시스템으로는 효율적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 병협이 직접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정영호)는 16일 제11차 상임이사 및 시도병원회장합동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의료기관 총괄지원반’을 구성, 운영키로 확정했다.
총괄지원반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환자 발생에 대비해 치료병상을 확보하고 의료체계 붕괴 예방을 위한 대응, 방역당국과의 유기적 협조체계 구축을 위해 가동된다.
병원계 대표단체인 병원협회가 전국 3600여개 병원과 방역당국 및 지자체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국민 감염 예방과 치료 종결을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가장 시급한 사안은 단연 병상 확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증환자 전담 치료 병상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위중증 환자 증가로 사망자가 연일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중증환자 전담 병상을 대거 늘릴 방안이 마땅치 않아 방역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6일 기준으로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당장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전국에 총 41개뿐이다.
현재 전국에 코로나19 중환자만 입원할 수 있는 전담 병상은 232개, 일반 중환자 병상 324개 등 총 556개의 병상이 있는데 이 가운데 7.4%만 남은 셈이다.
신규 확진자의 70% 이상이 몰려있는 수도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 78개, 인천 25개, 경기 49개 등 수도권 152개 중증 병상 중 경기 2개, 서울·인천 각 1개 등 가용 병상이 4개 뿐이다.
비수도권도 병상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전남·전북·충북·대전 등 4개 시도의 경우 중환자 전담 병상과 일반 중환자 병상까지 합쳐 병상이 1개도 남지 않았다.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연일 의료계 유관단체 및 병원장들에게 병상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개별적으로 논의가 진행되다 보니 정확한 집계 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병협은 정부의 병상 확보 계획에 힘을 싣기 위해 회원병원들을 대상으로 생활치료센터 협력기관 및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 참여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병협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방역당국과 코로나19 환자 치료병상 수급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가장 어려움이 큰 중증환자 치료병상 확보와 관련해서는 확실한 전달체계 확립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할 방침이다.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초고도 중증환자를 치료하고, 여기서 위기를 넘긴 중증환자는 다음 단계의 병원에서 치료토록 하는 방식이다.
정영호 회장은 “상급종합병원들에게 무조건 중환자 병상을 내놓으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대학병원들만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하는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괄지원반은 병상 확보 외에도 방역당국과의 유기적 협조체계를 통한 코로나19 공동 대응 태세를 갖출 예정이다.
정부의 대책 수립을 지원하는 한편 마련된 정책은 실시간으로 전국 병원에 안내, 신속한 정책 시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현자 의료진 문의에 응대하고 건의사항 등을 검토해 정부에 전달함으로써 제도 수립에 반영될 수 있는 ‘정책 플랫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의료기관 총괄지원반은 송재찬 상근부회장을 단장으로 △총괄팀 △의료관지원팀 △보험지원팀 △홍보팀 등 4개 팀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