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잇단 코로나
19 집단감염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요양병원들이 한층 강화된 방역지침으로 고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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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2회 PCR 검사, 하루 3번 이상 병동 소독, 1시간 단위 병실 환기, 직원 동선 관리 등 코로나19로부터 입원환자들을 지키기 위한 요양병원들의 행보는 사투(死鬪) 그 자체다.
강화된 지침에 따라 전국 요양병원 모든 종사자들은 11일부터 1주일에 2번 코로나19 선제적 PCR 검사를 받고 있다.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다른 병원들이 이틀에 한 번 PCR 검사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요양병원 종사자들은 코호트 격리에 버금갈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요양병원은 감염에 취약한 와상, 노인환자 등이 다수 입원해 있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급성기병원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방역과 소독에 투입하고 있다.
전 직원들은 하루에 3번 이상 발열 체크를 하고, 매일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해 발열 체크 결과와 발열자 발생 여부를 보고해야 한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람이 드나들거나 손이 닿는 곳을 수시로 소독하고, 자주 병실을 환기시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하루 일과 중 하나다.
요양병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통상 2시간에 한번 꼴로 병실 환기를 시켰지만 현재는 1시간 단위로 환기를 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환기를 시키기 전에 환자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담요 등으로 몸을 감싸거나 모자를 씌운 뒤 창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종사자 동선 관리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요양병원 종사자들은 매주 주말 예상 동선을 관리대장에 기재해야 한다. 퇴근 후 바로 귀가하지 않고 모임에 참석할 경우 어디에서 몇 명이 모이는지 등을 모두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그러면 관리자는 직원들이 5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에 참석하는지,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는 장소에 가는지 점검하고, 웬만하면 집에 머물도록 유도한다.
A요양병원 원장은 “이동경로를 일일이 다 기록하다보면 직원들 사생활이 노출될 우려가 있고, 외출 자제에 대한 반발도 있지만 코로나19를 막기 위해서는 감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선 관리는 식사시간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식탁 간 2m 간격 유지를 위해 대강당에서 식사를 하는가 하면, 식사 중 대화를 할 수 없도록 음악을 크게 틀어놓다 보니 웃음과 휴식, 즐거움이 사라졌다.
이와 함께 면회가 금지되면서 요양병원 사회복지사, 간호사들은 환자와 보호자간 영상통화를 연결하기 위해 하루 종일 이 병동, 저 병실을 돌아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요양병원 면회 금지 이후 환자나 보호자도 예민해졌고, 그 스트레스는 온전히 병원 의료진, 직원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됐다.
B요양병원 원장은 “영상통화 후에 환자 목소리가 가라앉았다거나, 표정이 좋지 않다며 이상한 약을 쓰는 거 아니냐고 의심하는 분들이 있다”며 “코로나19가 만든 슬픈 단면”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모든 요양병원들이 힘든 상황이지만 더 고통스러운 나날을 견디고 있는 요양병원을 돕기 위한 모금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요양병원협회(회장 손덕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코호트 격리에 들어간 요양병원을 응원하기 위해 방역물품 지원에 나섰다.
협회는 10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9개 요양병원에 방호복 600벌, 방역물품 676개, AP가운 540개, 패이스쉴드 500개 등을 전달했다.
손덕현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확진자가 발생한 요양병원들이 인력, 방호물품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요양병원을 돕기 위해 협회 임원 53명이 약 5000만원의 성금을 모아 현장에 필요한 방역물품을 지원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회원뿐만 아니라 비회원 요양병원에도 방역물품을 지원한다.
손 회장은 “모두 힘을 모아 코로나19를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회원, 비회원 가리지 않고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병원들이 한 뜻으로 뭉친다면 어떤 풍파와도 맞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