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검사를 시행할 때 X선의 투과도를 높이거나 낮춰 특정 병변이나 혈관을 잘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영제는 혈관이나 각종 장기는 물론, 숨은 작은 암덩어리를 찾는데 유용하다.
서울대병원 약물유해반응관리센터 강혜련(알레르기내과) 교수[사진]는 26일 "시판되는 약물 중 소수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에 나섰다.
이를 위해 내달 15일 서울대치과병원 8층 대강당에서 '2015 조영제 안전관리 과정'을 실시한다.
약물부작용은 그간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분야다. 임상시험과 식약처 허가까지 받았는데도 왜 그런 것일까.
강혜련 교수는 과거 위험을 감수하면서 급속한 발전을 이뤄왔다면 이제는 안전망에 대해 돌아보고 점검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그는 "약물부작용의 심각성이나 빈도 등을 감안하더라도 해당 약물이 갖는 의학적 유익함이 위험성보다 더 크다고 판단되면 시판 허가를 받게 된다"고 운을 뗐다.
문제는 이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어 부작용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강 교수는 "조영제 중 전산화단층촬영이나 혈관조영술에 사용되는 요오드화 조영제는 혈관으로 주입될 때 화끈한 열감, 금속성 맛, 구역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증상은 대다수가 경험하지만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바로 호전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부작용도 일부에서 발생한다.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두드러기 사례보고가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가려움증, 구토, 메스꺼움, 발진 등의 비교적 가벼운 증상들이 많이 보고됐다.
강혜련 교수는 "신부전, 과민성 쇼크, 심장정지 등 중대한 부작용도 일부 발생하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고 환기시켰다.
실제 전산화단층촬영, 자기공명영상에 사용된 조영제 부작용 사례 국내 신고건수는 2010년 3600여 건에서 2013년 1만1200여 건으로 약 4배 증가했다.
강 교수는 "조영제 투여로 사망할 확률은 10만명 중 1명으로 매우 드물지만 조영제를 포함한 검사 시행이 늘어나면서 조영제 부작용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전산화단층촬영이나 혈관조영술에 사용되는 '요오드화 조영제'는 과민반응, 신독성이 문제가 된다"며 "눈이나 입술, 후두가 부풀어 오르거나 심한 경우 호흡곤란과 혈압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조영제 피부시험을 통해 반응을 예측하고 조영제 투여 전 과민반응 예방약물을 투여해 과민반응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혜련 교수는 "이들 방법을 모두 동원해도 과민반응을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 "조영제를 이용한 검사를 시행하고 귀가한 후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요오드화 조영제 사용 후 신장기능이 나빠지는 조영제 신독성이 일부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들에서는 조영제 신독성이 나타나지 않으나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당뇨병,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조영제를 포함한 검사를 시행할 때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까지는 이런 부작용을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조영제 투여 후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들에 대해 조사하고 자료를 수집,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조영제 부작용의 발생 기전을 밝히는 것은 물론 함께 초기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영제 부작용에 대한 의료진과 국민들의 인식을 높이려는 노력도 계속돼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