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전=연합뉴스) 이은파 이재림 기자 =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에 의료기관을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세종시와 충남대병원이 갈등을 빚고 있다.
세종시는 역점사업인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세종 설치가 충남대병원의 반대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충남대병원은 정부와 국회에 '세종 충남대병원(제2병원)' 설립 추진 의사를 강하게 밝히는 과정에서 오해를 산 것 같다고 해명하면서 제2병원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종시와 서울대병원 세종시 유치 추진위원회(위원장 김고성)는 5일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설치를 위해 국비 45억원을 포함해 모두 150억원을 들여 올해부터 사업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충남대병원의 끈질긴 반대로 국비 확보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세종시의 한 관계자는 "국회는 지난해 말 새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의 세종 설치를 위한 국비 45억원을 반영키로 했다가 막판 충남대병원의 지속적인 정관계 로비로 최종단계에서 제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고성 추진위원장도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의 세종시 설치는 세종시로 이전하는 중앙행정기관 공무원과 가족의 생명을 책임지는 숙원"이라며 "충남대병원의 응급의료센터 설치 반대는 정부부처 공무원의 생명과 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세종시는 지난해 9월부터 지역의 응급의료체계 확보를 위해 조치원읍에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유치를 추진해 왔다. 지난 12월에는 시민 30여명이 참여한 '서울대병원 세종시 유치 추진위원회'도 발족했다.
충남대병원 "서울대 설치 반대 오해"…세종병원 설립 박차
그러나 충남대병원은 세종시의 주장에 대해 "정부와 국회에 세종 충남대병원 설립 추진 의사를 강하게 밝히고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산 것 같다"고 해명했다.
송시헌 충남대병원장은 "우리가 반대해서 국비 확보에 실패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우리가 반대한다고 되는 일이냐"고 반박했다. 송 원장은 또 "우리는 '세종시민의 생명보호'란 의무감을 갖고 제2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충남대병원은 2016년 개원을 목표로 세종시 1-4구역에 500병 이상의 상급 종합병원을 건립키로 하고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준비 중이다.
충남대병원은 지난달 26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LH 세종사업본부와 '세종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4일에는 지역 주요 인사 30명이 참여하는 '세종 충남대병원 설립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정상철 충남대 총장·유환준 세종시의회 의장)'를 구성했다.
세종 충남대병원 설립추진추진회는 조만간 출범식을 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송 원장은 "제2병원 최첨단 시설을 갖춘 충남대병원이 건립되면 세종시의 정주기반 조성과 자족기능 확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세종시 입주민 편의를 위해 이른 시일 안에 병원이 문을 열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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