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문재인케어가 시작됨과 동시에 화두로 떠오른 ‘원가+α’의 적정수가를 구하는 셈법이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업무적 관계를 맺은 의료패널기관을 늘리는 것이 관건이다. 각 종별, 과별 원가를 다양하게 확보하는 기전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공병원이자 상급종합병원인 서울대학교병원이 갖는 상징성은 크다. 오늘(24일) 업무협약을 통해 서울대병원이 원가자료를 공유하기로 함에 따라 ‘원가+α’의 산식이 풀기 쉬워질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최근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난 박종헌 건보공단 급여전략실장[사진]은 “대표성 있는 원가패널 의료기관을 만드는 것이 숙원과제였다. 수가에 활용할 수 있는 고도화된 원가조사체계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 서울대병원과 업무협약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용익 이사장이 강조했던 원가기반 과별 적정마진론 등 합리적 수가체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원가를 통해 보상안을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패널의료기관 확충에 공을 들였던 건보공단은 105곳(9월 30일 기준. 종합병원급 이상 70곳, 병원급 16곳, 의원급 18곳, 약국 1곳)의 의료기관과 협약을 맺었다. 리스트는 비공개이지만 5개 보훈병원, 경북대병원 등 규모가 큰 곳으로 점차 방향성을 넓히고 있다.
또 서울대병원과 최종적으로 협약을 맺게 됨에 따라 24일 기준 총 106곳으로 확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대병원과 건보공단이 준비하고 있는 내용은 원가기반 적정수가 산출이 중심이지만 상급종합병원 기능 재정립도 동시에 고민할 예정이다. 큰 틀에서 전달체계 개편의 근거도 확립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서울대병원이 업무협약을 약속한 이유는 1, 2차 기관과 경쟁관계를 탈피하고 중증 및 희귀난치성질환자를 중심으로 한 진료모델, 수가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가 기반으로 한 적정수가 체계를 형성한 후 전달체계 확립, 의뢰-회송 체계에 대한 본질적 대응책을 만들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박 실장은 “서울대병원과의 협약으로 병원 원가자료 및 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한 공동연구와 인력교류가 시작될 것이다. 원가분석시스템을 통해 손익 시뮬레이션 등 원가기반 적정수가를 제시할 수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분화된 원가조사 체계 필수적
앞서 언급됐듯이 건보공단이 원가 조사체계를 구축코자 하는 목적은 원가를 기반으로 한 적정수가를 산출하기 위해서다. 의료기관들이 급여 행위만으로도 충분히 원가를 보전받아 정상경영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박 실장은 “호주, 영국, 프랑스 등의 국가들 역시 의료기관의 원가를 수집· 분석하여 수가를 산출하고 있다. 매년 경제상황과 원가계산 변화들을 반영하여 수가를 조정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앞으로도 대표성을 확보한 패널의료기관이 생겨나야 한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희귀질환 등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수가를 통해 보상이 이뤄져야 하는 분야의 원가분석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 실장은 “원가계산 결과를 수가에 적용하고 적정보상으로 연결하기 위해 직영병원인 일산병원 원가 시뮬레이션, 패널의료기관과의 비교분석을 수행 중이다. 내년도에는 보건의료 및 원가회계 전문가와의 공동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