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매년 전공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으로 미달이 고착화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핵의학과가 지원율 개선을 위해 정원을 감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 제도상 핵의학 전공 모집 정원은 20명이다. 2019년도에는 전년 미달 인원인 12명을 별도 정원으로 받아 총 32개의 TO가 배정됐다. 하지만 실제 지원자는 단 2명에 그쳤었다.
대한핵의학회는 3일 열린 제60차 학회 핵의학 연수교육에서 ‘전공의 교육수련 환경개선 토론회’를 마련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강원준 대한핵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올해 1월 전체 학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공의 규정 관련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이를 반영한 정기이사회의 결정 사항을 공개했다.
이사회는 이번 평의회에 모집 인원 축소를 비롯해 전공의 1명 당 지도전문의 수를 2명으로 늘리는 제안이 담긴 2개 안건을 제출할 예정이다.
모집 정원 감축의 첫 번째 이유는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충원율 수치 증가다. 2014년 보험 급여가 삭감된 이후 지원자가 꾸준히 감소해 온 핵의학과는 지원율 하락에 비해 모집 인원 축소가 적었다는 것이다.
단기간에 극적인 지원율 상승이 어려운 상황에서 모집을 줄여 충원 비율을 올리고 부정적 인식을 완화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배출 인력을 줄여 전공의들의 전문의 취득 후 취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적도 있다. 학회 측은 전문의 취업률이 상승하면 전공의 지원율도 더불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학회원 대상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모집 정원을 10명으로 감축하자는 의견이 41표로 가장 많았다. 현행 유지 23표, 9명 이하 감축에 11표, 15명 감축에 7표 순이었다.
지도전문의를 전공의 한 명당 2명을 배정하는 것도 모집 정원 감소를 위한 방책에 포함된다.
지도전문의 수를 계속적으로 늘릴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의료기관 당 모집 정원수가 줄어드는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수련교육의 질 향상이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만 해당 발제에 따르면 부수적인 이유로 판단된다.
"전반적인 수련환경 여건과 학문발전 고려 단계적으로 진행" 제언
이와 같이 적극 추진 중인 핵의학 전공의 모집 인원 감축에 대해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토론회에 참석한 핵의학 전문의는 "충원율 완화로 지원자가 크게 늘지 않을 거다. 전공의들은 충원율이 아닌 전공에 대한 선호도, 취업 가능성 및 안정성 등을 고려해 지원을 결정하기 때문"이라다 주장했다.
또 다른 토론자는 "현장에서의 핵의학 활용 증가와 학문 발달이 전공의 지원 향상을 위해 우선적으로 추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원을 어떻게 늘릴 것인가가 아니라 훌륭한 핵의학 전문의를 키우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 수련환경 개선 없이 지원만 독려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4일 핵의학학회 평의원회에서 합의되면 전공의 선발 인원 감축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학회 강원준 이사에 따르면 복지부는 그동안 비주류 과를 대상으로 전공의 감축정책을 추진해왔다. 협회의 합의안 마련은 이달 10일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복지부 통과 후 개정사항 시행은 2020년부터 가능해진다.
전공의 감축 정책이 시행되면 정원 축소는 단계적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강 이사는 “기존 모집 인원 20명 중 우선 10%인 2명, 혹은 20%인 4명부터 감축하면서 매년 추이를 지켜보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