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 등이 최종 확정되면서 피부‧성형 개원가는 물론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는 병원들의 때아닌 특수가 예상된다.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 당시 피부‧성형 개원가 위주로 특수를 누렸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그동안 미뤄뒀던 건강검진 수요가 폭증하면서 일선 병원들이 재미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30일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확정하고 내달 6일부터 지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급액은 한도 제한 없이 1인당 25만원이 지급된다.
성형외과·피부과 같은 병원은 물론 전통시장·동네 슈퍼마켓·식당·미용실·약국·안경원 등에서 12월 31일까지 약 4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다. 기간 내에 사용하지 않은 잔액은 환수된다.
당초 질병 치료가 아닌 미용 목적의 재난지원금 사용이 적절하냐는 논란도 있었지만 정부는 별다른 영역 구분 없이 의료기관에서의 지원금 사용을 인정키로 했다.
이미 2차 재난지원금 확정 이후 성형외과와 피부과에는 상담 및 시술 문의가 크게 늘었고, 일부 의료기관은 일정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예약이 차 있는 상태다.
일부 병원은 재난지원금 사용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등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규모 경쟁에서 밀리는 병원의 경우 파격적인 할인까지 내걸었다.
피부‧성형 개원가 특수는 이미 지난해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입증됐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피부과‧성형외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씩 증가했다.
성형외과가 모여있는 서울 강남의 병원 수는 더 늘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강남역 인근 병원 수가 상반기 대비 0.3% 늘어난 반면 학원은 0.2%, 주점은 0.1% 줄었다.
같은 기간 청담역 인근도 병원 수가 0.6% 늘었지만 명품(0.2%), 패션(0.7%) 관련 점포 수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용시술 수요 급증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비대면 수업 등으로 집에서 회복 기간을 확보하거나 마스크 착용으로 얼굴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성형외과 상담실장은 “코로나19를 성형수술 기회로 여기는 사람들이 적잖다”며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면 상담 및 예약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피부와 성형 개원가는 물론 이번에는 건강검진센터를 운영 중인 일선 병원들도 재난지원금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병원 이용을 조심스러워하던 인식들이 점점 완화되면서 1년 넘게 미뤄왔던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서울 소재 한 종합병원의 경우 지난해 건강검진 이용자가 50% 넘게 줄었지만 올해는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정부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 이후 건강검진 예약 문의가 쇄도하면서 지난해 누리지 못했던 지원금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대전 소재 한 건강검진센터는 ‘재난지원금 사용처’라는 안내문자를 발송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수검자 유치에 나선 상태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지난해에는 기대하지 못했던 재난지원금 특수가 이번에는 예상된다”며 “벌써 예약이 밀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