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서울아산 등 ‘빅5 병원’을 찾은 지방환자 수가 10년 새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환자들이 5개 병원에서 쓴 의료비도 연간 2조원을 돌파, 지난해 2조1822억원을 기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아 9일 공개한 자료에 이 같이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지방에 거주하는 국민 중 빅5 병원에서 진료받은 인원은 지난 2013년 50만245명에서 2022년 71만3284명으로 42.5%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빅5 병원 진료인원이 가장 많은 곳은 충남(9만5921명) 이었다.
이어 경북(8만2406명), 강원(7만1774명), 충북(7만627명), 경남(6만7802명), 전남(5만6861명) 순이었다.
광역시보다는 지방 중소도시 환자들이 빅5병원을 더 많이 찾은 것으로 보이며, 세종시와 제주도는 최근 10년 새 인구급증 등의 이유로 진료인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비수도권 환자들이 빅5 병원에서 쓴 진료비도 크게 늘었다. 지방환자의 5개 상급종합병원 의료비 총액(공단청구금액과 본인부담금 합산)은 2013년 9103억여원에서 2022년 2조1822억여원으로 약 140% 증가했다.
김원이 의원실의 분석에 따르면, 빅5 병원 원정 진료비 규모는 지난 2014년 처음 1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에 2조 399억여원을 기록하며 처음 2조원을 돌파했다.
고가의 비급여 항암제 등 비급여 진료비까지 합하면 지방환자들이 5개 병원에 지불하는 의료비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김 의원 분석이다.
지난해 진료비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남 2548억여원, 경북 2516억여원, 경남 2365억여원, 충북 2071억여원, 강원 1975억여원, 전남 1785 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빅5 병원 환자쏠림은 교통망 확충으로 인한 접근성 강화와 더불어 지방환자가 느끼는 지역간 의료격차가 크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역거점 국립대병원이 소재한 광역시보다는 지방 중소도시와 농어촌 환자들이 빅5 병원을 더 많이 찾았기 때문이다.
김원이 의원은 “의료격차가 심해질수록 지방소멸은 더욱 가속화한다. 광역시가 아닌 지방 중소도시에도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거점 대학병원을 지원·육성해야 한다”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전남권에 의대를 신설하고 부속병원도 함께 건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