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 동안 '빅5 병원'을 찾은 지방환자가 2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환자 수 증가를 넘어 비수도권 환자 비중이 커지면서 이들의 진료비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빅5 병원 진료현황을 공개했다.
지난해 기준 빅5 병원을 찾은 전체 환자 266만146명 중 비수도권 환자는 72만1930명으로 27.1%에 달했다.
2020년 기준 전체 환자 232만5587명 중 비수도권 환자가 59만3557명으로 25.5%를 차지했던 때보다 비중이 증가한 것이다.
환자 증가율도 비수도권 환자의 증가율이 수도권 환자 증가율보다 훨씬 높았다.
2020년과 2023년에 빅5 병원을 찾은 수도권 환자 수는 11.9%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 환자 수는 21.6% 늘었다.
진료비의 경우 더욱 격차가 컸다. 빅5 병원 전체 진료비에서 비수도권 환자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34.4%에서 2023년 35.8%로 커졌다.
4년 새 진료비 증가율도 수도권 환자진료비가 21.2% 증가하는 동안 비수도권 환자진료비는 29.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로 살펴보면, 2023년 기준 빅5 병원의 수도권 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는 약 217만7000원이었다.
그러나 비수도권 환자의 1인당 평균 진료비는 약 326만1000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환자의 경우 병원 진료비에 더해 이동을 위해 교통비를 쓰고 경우에 따라 숙박비까지 써야 하므로 수도권 환자에 비해 이중고, 삼중고를 겪는 셈이다.
중증·희귀질환자의 경우 빅5 병원을 찾은 비수도권 환자 수와 진료비가 지난 4년 새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
2020년과 비교해 2023년 비수도권 암 환자 수 증가율은 18.2%에 달했고, 진료비 증가율도 27.6%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 심장질환 환자 수는 23.1%, 진료비는 무려 39.5%나 급증했고, 비수도권 뇌혈관질환 환자 수도 26.6%, 진료비는 27.5%가 증가했다.
지방에서 빅5 병원을 찾은 희귀난치성질환 환자 수도 32% 증가했고, 진료비는 36.2% 늘었다.
장종태 의원은 “의료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을 지칭하는 ‘병세권’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거주지 근처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은 중요한 요건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 환자들이 교통비, 숙박비 등 이중삼중의 비용을 들여가며 빅5 병원으로 먼 길을 찾는다는 건 국가의 지역 의료인프라 투자가 충분치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