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시장 송영길)가 송도국제신도시와 청라국제업무지역에 추진 중인 대형병원 건립 계획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내달 선거를 앞둔 송영길 시장이 다분히 정치적 의도로 대형병원 설립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인천시는 하버드대학교와 '송도국제병원복합단지', 한진그룹과 '한진의료복합단지', 차헬스케어와 '청라의료복합타운' 등 의료복합단지 3곳의 조성사업 추진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병원계 내부에서는 인천시의 의료복합단지 청사진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아직 이들 지역경제를 총괄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사업자 간 정식계약이 아닌 양해각서(MOU)교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아직 국제신도시 내에 건립하는 해외환자 유치 병원의 운영에 대한 구체적 방침(외국인 전용병원 설치 및 국내환자 진료범위 등)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확실한 사업계획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6.4지방선거를 앞둔 송영길 인천시장의 정치적 제스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여론이다. 송영길 시장은 야당소속으로 의료민영화 및 영리병원 설립에 반대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송도국제신도시에 외국의료기관(영리국제병원)을 설립하려는 계획을 추진하자 지난해부터 서둘러 미국 하버드의대와 국내 대학병원이 참여하는 비영리 송도국제병원 복합단지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해 4월 하버드의대와 협력의료기관인 PHI(Partners Healthcare International)와 협약을 맺고 150개 병상의 외국인전용병원을 포함, 총 1300개 병상을 갖춘 종합병원을 건립하고, 의료호텔, 디지털의료연구센터, 뷰티타운, 건강진단센터, 시니어타운 등을 지어 의료관광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당초 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던 서울대병원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서 계획은 흐지부지됐다. 인천시는 다른 대학병원들을 상대로 참여를 요청하고 있으나 아직 응하는 기관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와 인천시경제자유구역청은 2013년 10월 한진그룹과 또 다른 MOU를 체결, 송도국제신도시 내에 1300병상 규모의 병원과 질환별 전문 특성화 센터, 최고급 메디텔 숙박시설, 시니어타운, 의료컨설팅 등을 위한 메디컬 비즈니스센터와 연구 단지를 조성하는 ‘한진의료복합단지’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사업도 지난 4월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는 지난 4월 28일 또 다시 차병원그룹 계열사인 ㈜차헬스케어와 다른 MOU를 체결하고 인천의 청라신도시에 ‘청라의료복합타운’을 조성하는 계획을 밝혔다.
협약에 따르면 차헬스케어는 청라지구의 약 26만㎡부지에 오는 2018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1300병상 규모의 병원 등 대규모 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위 세 가지 계획 모두 1300병상 규모의 병원이고, 대동소이한 시설을 갖춘 의료복합단지다. 계획의 신빙성이 의심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인천지역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오는 6월 제4차 투자활성화대책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기도 전에 실현가능성이 불확실한 MOU를 남발하는 것은 지방선거를 겨냥한 송영길 시장의 정치적인 포석”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 역시 “송영길 시장이 대형병원 유치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으나 불확실한 사업계획을 추진해 실제 건립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차병원 그룹의 인천 진출은 기존 사업들 보다는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법 개정과 실제 자금력 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