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출사표 '의사 8명·약사 6명·한의사 5명'
총선 D-99, 예비후보 접수 현황…선거구획정 위기 속 '13명' 추가 출마
2016.01.04 20:00 댓글쓰기

지난 1일을 기점으로 국회의원들이 대표성을 상실했다. 헌법재판소가 선거구별 인구편차가 심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림에 따라 현행 선거구가 무효화됐다.

 

하지만 선거구획정을 위한 여야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5일 선거구 획정안을 제출, 8일 본회의에서 의결하려던 정의화 국회의장의 뜻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직면했다.

 

이처럼 혼란한 정국에도 보건의료계 인사들의 여의도 입성을 향한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일 기준, 접수 첫날 등록을 마친 보건의료계 출신 예비후보자 22명에 더해 13명이 추가로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는 의사 2명, 약사 3명, 한의사 3명, 수의사 1명을 비롯해 보건의료 계통에 종사했거나 적을 두고 있는 이들이 4명이다. 치과의사는 신규 등록자가 없이 5명을 유지했다.

 

이 가운데 의사는 이동규 원장(피부과)과 홍태용 前원장(신경과)이, 약사는 전혜숙 前의원(18대)과 원희목 前의원(18대),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국회의원직을 반납해야했던 김미희 前의원(19대)이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한의계의 정치입문 시도도 눈에 띈다. 예비후보 등록 첫날 3명에 불과했던 한의사 출신은 4일 현재 5명으로 8명인 의사와 6명인 약사 다음으로 많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19대 대한여한의사회장을 역임한 권혁란 신창요양병원장, 경기도한의사회장을 역임한 정경진 박사,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지낸 김종회 박사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 외에도 17·18대 국회의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수행한 진수희 석좌교수(가천대학교)와 동아인재대학교 총장와 복지부 차관을 지낸 김용문 한국지역복지연구원장도 출마를 선언해 추이가 주목된다.

 

초반부터 녹록찮은 도전, 불평등 호소 잇따라

 

용감한 도전과는 별개로 선거구 공백사태에 따라 국회 입성을 노리던 이들은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예비후보 등록은 가능하지만 승인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선거출마조차 원천적으로 차단된 상황이다.

 

그렇다고 지난 31일까지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의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다. 기존 246개 선거구 중 헌재가 기준으로 삼은 2대 1의 인구편차에 미치지 못하거나 초과한 62개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예비후보들은 선거운동을 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심지어 선거구 재획정지가 아닌 곳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도 공식적인 지역구가 없어져 선거운동 후 선거법 위반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 한 예비후보자는 현 상황을 "19대 국회의원들의 업무태만의 결과"라고 비난했다. 이어 "(예비후보자들은) 선거운동조차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는데 현직 의원들은 의정보고서를 찍어내며 인지도 굳히기에 나선다"며 "분명한 패널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예비후보들은 선거시한 연장 등을 주장하는가 하면 같은 선거구 의원의 의정보고서 발송 및 배포금지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소송전도 불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선거결과 불복소송 등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관위 관계자는 "기존 선거구에서의 선거운동에는 별다른 단속을 하지 않고있어 선거활동이 가능하다"면서 "조속한 선거구 확정이 이뤄져 공정한 선거가 치러지길 바란다"고만 말해 사실상 현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정의화 국회의장은 4일 여야지도부와 선거구 획정을 위한 협상 중재에 다시금 나선 가운데 선관위 산하 선거구 획정위원회도 이날 저녁 전체회의를 열고 선거구 공백사태를 조속히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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