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이 대표로 있는 유전자 분자진단 전문기업 캔서롭이 주권 거래정지 처분을 받은 지 3년을 넘기면서 그동안 거래 재개에 기대감을 품어온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주주 커뮤니티에는 '최장 거래정지'라는 불명예를 안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두려움과 희망이 뒤엉킨 감정이 혼재돼 있는 모습이다.
캔서롭은 지난 2019년 3월 안진회계법인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 판정을 받아 주권매매가 정지됐다.
당시 안진회계법인은 캔서롭 해외 기업 회계처리와 관련해 수익 인식 적절성과 지분증권 분류 및 평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금융부채 분류와 측정 등에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다며 '의견거절' 판정을 내렸다.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캔서롭 측은 "사업 진행과 관계없는 회계상 문제"라고 해명하면서 "조속히 거래재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주주를 달랬다.
이후 1년이 지난 2020년 3월 20일 캔서롭은 재감사에서 '적정' 판정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거래 재개에는 실패하고, 기업심사위원회에서 2021년 3월 7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이에 캔서롭은 올해 3월 29일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 4월 23일 기심위는 심의 속개를 결정했다.
여기서 캔서롭은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외부에서 추천받은 사외이사와 감사를 선임했다.
또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 투자리스크를 관리하고 내부고발제도를 강화해 기업문화와 경영 혁신을 꾀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주권매매거래 정지 기간이 지속되면서 주주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 주식 종목토론방에서 한 주주는 “캔서롭은 매출은 없고 주주와 하는 약속은 지키지 않는 회사”라며 “주식 매매정지 3년 동안 주주는 피눈물만 흘리고 있다"며 분개했다.
또 다른 주주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당시 "거래 재개가 안 된다면 주주들이 하고 싶은대로 하라"는 이왕준 대표 발언을 언급하면서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경고장을 날렸다.
일부 주주들은 "이럴 거면 빨리 상장폐지 하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 처럼 존폐 위기에 놓인 캔서롭은 현재 기심위에 기술재평가와 반기보고서를 제출, 주권매매거래정지 해제에 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르면 9~10월 중 캔서롭 운명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캔서롭 측은 "한국거래소에서 아직 전달받은 내용이 없어 답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재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언급했다.
실제 실적만 놓고 보면 캔서롭 상황은 호전하고 있다.
17일 공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캔서롭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46억2774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1% 상승했다. 앞서 지난해에도 매출 76억96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8%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손실을 기록했으나 손실률은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 일루미나와 임상유전체 체외진단 분야에서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사업에도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동력에 힘입어 향후 캔서롭에 난제를 풀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캔서롭은 명지의료재단 이왕준 이사장 주도로 결성된 투자조합 명지글로벌바이오조합이 2017년 마크로젠으로부터 226억원에 인수한 ‘엠지메드’가 모체다.
이왕준 이사장은 ‘글로벌 항암제 개발 전문회사로 도약하자’는 뜻을 담아 사명을 엠지메드에서 ‘캔서롭’으로 변경했다.
캔서롭은 지난 6월 이왕준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왕준‧황도순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