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만 해도 일부 제약사들만 신약 개발에 활용했던 인공지능(AI) 플랫폼 활용 빈도가 제약계에서 잦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후보물질 도출 등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AI 신약개발 기업과 협업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제약사들과 AI 신약개발 전문기업과 신약 공동 개발을 진행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웅제약은 에이조스바이오와 AI를 통한 합성치사 항암 신약 연구개발에 합의했다. 에이조스바이오는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 플랫폼을 바탕으로 합성치사 항암 신약 후보 물질을 탐색하고, 대웅제약은 후보 물질에 대한 효능 평가와 임상 개발 등을 맡는다.
삼진제약은 양자역학 기술 기반의 AI 신약개발 기업인 인세리브로와 공동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이에 앞서 심플렉스, 온코빅스, 캐나다 사이클리카 등과도 협업 중이며, 이들 업체와 암·섬유화 난치성 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 외에도 국내 상위 제약사들은 수년 전부터 AI 신약개발 업체와 협업하고 있다.
협업 사례를 보면 ▲유한양행-신테카바이오 ▲CG녹십자-서울대학교 AI 연구원 ▲한미약품-스탠다임 ▲SK케미칼-심플렉스 ▲보령-퀀텀인텔리전스 ▲JW중외제약-온코크로스 ▲동아에스티-심플렉스 등과 공동 개발을 진행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임상시험 진입 소수…개발 초기단계 연구 집중
국내서 신약 개발에 AI를 활용한 것은 최근으로 개발 단계는 대부분 초기에 머물러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조사에 따르면, AI 신약개발기업의 총 파이프라인 수는 105건 정도로 파악됐다.
연도별로 2018년까지 누적 4건에 불과한 파이프라인이 2019년 16건, 2020년 44건, 2021년 89건, 2022년 105건으로 확대됐다.
이 중 초기 전임상 이전 단계 개발은 81건, 전임상 단계 20건, 임상 단계는 4건이었다. 개발 사례는 늘어나고 있지만 상업화 단계를 예측할 수 있는 임상은 손에 꼽힌다는 얘기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 AI를 적재적소에 맞게 잘 활용하면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면서 "비용 절감만을 목적으로 하더라도 제약사와 AI 신약개발업체 협업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