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300여 곳에서 코로나19 검사소를 운영해온 사업체가 엉터리 검사 혐의로 고발돼 조사를 받던 중 자진 폐쇄했다.
시카고 교외 롤링메도우즈에 기반을 둔 코로나19 검사업체 '센터 포 코비드 컨트롤'(CCC)은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22일 다시 문을 열 예정이던 검사소를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무기한 폐쇄한다"고 알렸다.
시카고 언론과 NBC방송 등에 따르면 이 업체는 엉터리 검사 서비스에 대한 연방 당국과 여러 주정부 사법기관의 조사가 본격화한 지난 14일 검사를 일시 중단했다.
NBC방송은 이 업체가 지난해 설립돼 시카고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 300개가 넘는 팝업 검사소를 운영해 최소 40만 건의 검사를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 업체가 연방 정부에 청구한 비용은 1억2천400만달러(약 1천500억원) 이상으로, 이는 코로나19 검사·치료·백신접종 등과 관련해 연방 보건부에 비용을 청구한 4만8천여 의료사업체 가운데 13번째 큰 규모라고 방송은 연방 보건부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앞서 미네소타주 키스 엘리슨 검찰총장은 지난 19일 "CCC는 다수의 검사자에게 결과를 주지 못했고 조작되거나 부정확한 결과를 전달하기도 했다"며 CC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업체를 상대로 한 다수의 민사소송이 제기됐으나 주 정부 차원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은 미네소타주가 처음이다.
일리노이, 오리건, 매사추세츠주도 조사를 진행하거나 주민 불만을 수렴하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일리노이 검찰총장실은 "CCC 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가 너무 늦게 오거나 아예 오지 않았다는 불만들이 접수됐다. '검사를 받은 일이 없는데 검사 결과서를 받았다'는 보고도 있었다"고 말했다.
CCC 전 직원 마이클 핀토와 티나 모레일 등은 "하루 8천~수만 개의 샘플이 밀려 들어오는데 실험실에는 냉장고가 고작 2대뿐"이라며 대형 쓰레기봉투에 담겨 실온에 방치된 샘플이 부지기수였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사무실 바닥이나 책상 위에 샘플을 펼쳐놓고 분류 작업을 했으며, 제때 처리되지 못한 것은 그대로 폐기 처분됐다"면서 이 경우 결과를 조작해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보건부 산하 건강보험서비스센터(CMS) 조사관은 일리노이·메릴랜드·위스콘신주의 CCC 검사소와 실험실을 방문한 후 작성한 보고서에서 "샘플에 검사자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지워지지 않는 유성펜으로 적어놓게 돼 있으나, 표본 조사한 한 박스의 51개 샘플 모두에 검사자 이름이 없었고 실험실에 적절한 설비도 갖춰져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크웨임 라울 일리노이 검찰총장은 "CCC 관계자들에게 사기와 기만적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며 "CCC가 자발적으로 운영을 중단했으나 제기된 불만과 고발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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