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에든버러 대학 어셔 연구소(Usher Institute)의 미레이 카피디에 교수 연구팀이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는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 16만2천여 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3일 보도했다.
이 중 약 5%에 해당하는 7천710명이 당뇨병 증상이 사라지는 관해(remission)에 이르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관해를 1년 이상 당뇨약을 복용하지 않고도 장기적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A1c)가 6.5% 이하로 유지되는 경우로 설정했다.
당화혈색소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 포도당과 결합한 것이다. 적혈구는 일정 기간(약 120일)이 지나면 새로운 적혈구로 대체되기 때문에 당화혈색소는 대체로 2~3개월 동안의 장기적인 혈당치를 나타낸다. A1c가 6.5%를 넘으면 당뇨병으로 진단된다. 5.7~6.4%인 경우 전당뇨로 간주한다.
이들은 대부분 나이가 좀 들었고 당뇨병 진단 때 혈당이 크게 높지는 않았으며 혈당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 또 당뇨병 진단 후 다이어트를 통해 체중을 줄인 사람들도 있었다.
비만을 외과적으로 치료하는 베리아트릭 수술(bariatric surgery)이 당뇨병 관해를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관해를 달성한 환자 중 베리아트릭 수술을 받은 사람은 아주 드물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또 당뇨병 치료와 관련된 임상시험에서 당뇨 식이요법에 참가한 사람도 없었다. 이는 당뇨병 치료를 위해서는 생활방식의 선택과 교육이 중요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지만 당뇨병의 관해가 영구한 것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전체 연구 대상자의 74%가 백인들인 만큼 이 결과가 다른 인종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인디애나 대학 의대 당뇨병 실장 스워프닐 카레 박사는 다이어트도 중요하지만, 생활방식의 수정 그리고 사회 미디어를 통한 당뇨병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의 제고도 중요하다고 논평했다.
영국 당뇨병 협회(Diabetes UK)의 페이 릴리 박사는 이 결과는 당뇨병 환자 중 어떤 사람이 관해에 이를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를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현재 세계에서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4억2천200만 명이 넘는다. 2045년에는 당뇨 환자가 7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령 인구와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생활방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 '공공 과학도서관 - 의학'(PLOS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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