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장애란 병균이 묻었을까 봐 지나치게 자주 손을 씻는다든가 문을 잘 잠갔는지, 가전제품 스위치를 제대로 껐는지를 거듭거듭 확인하거나 어떤 물건을 특정 순서대로 가지런히 정리해야만 안심이 되는 등의 행동을 반복하는 심리 장애를 말한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유전체 의학 연구소(Institute for Genomic Medicine) 소장 데이비 골드스타인 박사 연구팀은 강박장애는 변이 유전자(SLITRK-5)와 강력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일 보도했다.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하버드 대학, 뉴욕 주립대학 연구팀과 함께 강박장애 환자 1천300여 명과 거의 비슷한 수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사람의 유전체 중에서 단백질 합성과 관련된 정보를 담고 있는 엑솜 영역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강박장애 그룹에서 일부 유전자의 특이한 변이 패턴이 발견됐으며 그중에서도 흔치 않은 SLITRK-5 변이유전자가 강박장애와 뚜렷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고효율 염기서열 기법과 컴퓨터 생물학 기술을 이용해 이 변이유전자를 찾아냈다.
이 변이유전자의 발견은 제약회사와 중개 의학 연구자들에게 이 변이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약의 개발에 나서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골드스타인 박사는 내다봤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뉴욕 주립대학 강박장애 및 관련 질환 치료센터(Center for OCD &Related Disorders)의 정신의학 전문의 블레어 심프슨 박사는 매우 흥미로운 발견이라면서 강박장애도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변이 유전자의 발견은 강박장애 진단과 치료에 변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현재 강박장애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계열의 약물 치료와 인지행동 요법(cognitive-behavioral therapy)은 효과가 좋지만, 환자의 절반밖에는 듣지 않는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신경과학 전문지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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