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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만 생각' 러 의료진, 불 났는데도 수술 강행
2시간 30분만에 진화·1층서 수술 성공···'화재, 만우절 장난인 줄'
(블라디보스토크
=연합뉴스
) 김형우 특파원
= 러시아 극동의 한 병원 의료진이 건물에 불이 난 상황에서 심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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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州) 주도인 블라고베셴스크시(市)의 한 병원 지붕에서 불이 났다.
순식간에 희뿌연 연기가 1907년에 건축된 낡은 2층 건물의 목조 지붕을 뒤덮었다. 이때 병원 의료진 8명은 건물 1층에서 심장 수술을 진행하고 있었다.
수술을 주도한 심장외과의 책임자 발렌틴 필라토프는 타스 통신에 화재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만우절 장난으로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수술실이 1층에 있어 불꽃도 안보였고 냄새도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의사 필라토프는 창문 밖으로 소방차들이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서야 긴급 상황임을 알아챘다고 설명했다.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의료진은 수술을 멈출 수 없었다.
필라토프는 "심장 수술의 중요한 단계에 있었기에 멈출 수 없었다"면서 "계속하기로 했고 환자만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장의 아무르주 비상사태부 측은 의료진들을 위해 연기가 건물 내부로 퍼지지 않도록 손을 썼고, 수술실에는 별도의 전력케이블을 공급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해당 환자는 현재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병원 건물 1천600㎡를 태우고 2시간 30분 만에 모두 꺼졌다.
비상사태부는 전기로 인한 화재로 보인다며 128명의 환자와 의료진이 병원 건물에서 대피했다고 밝혔다. 사상자는 없었다.
바실리 오를로프 아무르주 주지사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용기 있는 행동을 보여준 의료진 등에게 포상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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