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안에서 포도당(글루코스)은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그런 의미에서 '당 충전'이라는 유행어도 근거가 없는 건 아니다.
문제는 단 음식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2형 당뇨병(성인 당뇨병)이나 비만 같은 만성질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당 섭취를 줄이려는 사람에게 솔깃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FGF21(섬유아세포 성장 인자 21)이라는 호르몬이 뇌의 복내측 시상하부(ventromedial hypothalamus)에 직접 작용해 단 걸 먹고 싶은 충동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FGF21은 원래 에너지 균형, 체중 조절, 인슐린 민감성 등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호르몬이 시상하부에서 특정 뉴런(신경세포) 무리의 글루코스 민감도를 높여 당 흡수를 줄이는 경로가 새롭게 밝혀졌다.
이 연구는 미국 아이오와대 의대의 매튜 포토프 신경과학 약물학 부교수와 덴마크 코펜하겐대의 매슈 길룸 부교수가 공동으로 수행했다. 관련 논문을 13일 저널 '셀 머태벌리즘(Cell Metabolism)'에 발표했다.
포토프 교수팀은 선행연구에서, 혈당 수치가 올라가면 간에서 FGF21이 생성돼 뇌의 당 선호 욕구를 억제한다는 걸 입증했다.
이번 연구에선, 뇌의 어느 영역이 FGF21 신호에 반응하고, 그런 상호작용이 어떻게 당 섭취를 제어하는지를 처음 밝혀냈다.
하지만 FGF21 호르몬에 뇌의 어느 영역 세포가 반응하는지를 확인하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이 호르몬에 반응하는 수용체의 발현 수위가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FGF21 호르몬이 글루탐산 신경전달과 연관된 뉴런(신경세포)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걸 알아냈다.
이어 복내측 시상하부의 특정 뉴런 그룹에 작용해 당 흡수를 줄인다는 걸 확인했다.
일부 수정된 형태이긴 하나 FGF21을 기반으로 개발된 몇몇 종의 약이 이미 비만과 당뇨병 치료제로 테스트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FGF21이 제어하는 다른 충동적 행동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이런 표적을 더 정밀하게 조절하는 신약 개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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