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이 진행되는 가운데 감염증에 대응해야 하는 병원들이 경영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병원회 등 3개 의료 단체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가맹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천400여개 병원 중 60% 이상이 4~6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7일 보도했다.
게다가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한 450개 병원은 같은 기간 80% 이상이 적자로 경영 상태가 더 좋지 않았다.
앞서 전국의학부장·병원장회의는 지난달 20일 일본 전역의 133개 대학병원이 올해 4∼5월 총 313억엔(약 3천500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병원들의 실적 악화는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을 우려해 환자들이 외래 진료를 꺼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환자 전용 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인 '중점의료기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원은 지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12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중점의료기관 지원금으로 4천758억엔(약 5조3천억원)을 편성했다.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는 병원은 전용 병상을 항상 확보해둬야 하는데, 빈 병상이 많으면 수입이 감소해 경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1개 병상에 하루 최대 30만엔의 빈 병상 확보료를 보조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구상이었다.
그러나 요미우리신문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중 25곳은 지원금 교부 시점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도도부현의 교부 시점을 보면 '8월 이후' 10곳, '9월 이후' 11곳, '10월 이후' 1곳이었다. 후생노동성은 도도부현이 이르면 8월 하순부터 지원금을 교부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요미우리는 "코로나19 환자를 우선시해서 경영이 악화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지만, 중점의료기관 지정에 시간이 걸려 감염 재확산과 마주하는 의료 현장에 지원금이 도착하는 시기도 가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4일 1천239명, 5일 1천354명, 전날 1천485명으로 사흘 연속 1천명대를 기록하는 등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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