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19, 코로 감염될 가능성 가장 크다'
'비강 배상세포·섬모세포, 바이러스 결합 수용체 발현도 최고'
2020.04.27 05:28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샴페인 잔처럼 생긴 코점막 배상세포와 섬모세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인체 감염이 시작되는 초기 침입 루트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메커니즘은 2003년에 유행한 사스 바이러스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 초기에 표적으로 삼는 특정 유형의 세포가 밝혀진 건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폐와 기도를 주로 공격해 고열, 심한 기침, 인후통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킨다. 특히 폐렴이 심해지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서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가 많다는 연구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인간 세포 아틀라스((HCA)' 프로젝트의 한 파트로 진행된 이 연구엔 영국 웰컴 트러스트 생어 연구소,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병원,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등의 연구진이 참여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웰컴 트러스트 생어는 유전체 서열 분석과 데이터베이스 구축 관련 부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24일 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렸다.
 

연구팀은 HCA 컨소시엄의 단일 세포 RNA 시퀀싱(유전자 서열 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신종 코로나 비감염자의 폐, 비강, 눈, 장, 심장, 신장, 간 등 20여 개 조직 샘플을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체 세포에 감염할 때 ACE2 수용체와 TMPRSS2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 효소)를 이용하는데, 이들 두 효소가 동시에 높게 발현하는 세포 유형을 가려내기 위해서다.
 

그 결과 기도에서는 비강 점막의 배상세포와 섬모세포의 발현 수위가 가장 높았다. 이들 세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1차 감염 경로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
 

흐로닝언 대학병원의 마르테인 나베인 박사는 "이런 유형의 비강 세포를 코로나19의 주 감염 경로로 지목한 건 처음"이라면서 "지금까지 나타난 신종 코로나의 높은 감염률과도 맥락이 맞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다음으로 ACE2와 TMPRSS2 발현도가 높은 건, 눈의 각막 세포와 장의 점막 상피세포였다.
 

비강 다음으론 안구와 눈물관(tear duct)을 통해 신종 코로나가 감염할 위험이 크고, 분변-구강 경로의 전파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이번 연구에선 또한 면역세포가 활성화하면 비강의 ACE2 생성도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웰컴 트러스트 생어 연구소의 사라 테이크만 박사는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인간 세포 지도를 이용해 코로나19의 초기 감염과 전파의 표적 세포 유형을 확인했다"라면서 "이런 연구 결과는 신종 코로나의 확산을 억제하는 치료제 개발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이크만 박사는 HCA 조직위의 공동의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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