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1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의 추가소요재정(밴딩)이 확보돼야 정상적인 협상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병원급에 극도로 불리한 협상 방식은 최대한 빨리 개선돼야 한다.”
8일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장(상근부회장)[사진]은 2020년 수가협상을 앞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나 병원계 입장을 피력했다.
먼저 보험자인 건보공단이 꺼낼 카드는 ‘진료비 증가분이 큰 병원급 의료기관’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병협 측은 이를 선제적 대응할 논리할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 단장은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가 증가한 것으로 보여지는 것은 비급여 항목의 급여적용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비급여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건보공단이 집계한 진료비, 인력, 행위량 자료 자체에 오류는 없겠지만 이번에는 기존에 포함되지 않던 비급여까지 담겨있어 이른바 ‘착시효과’가 나타났다는 주장이다.
그는 “게다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과정에서 손실보전 추계 상 문제도 있다. MRI, 초음파 의료기기 보유 등 투자비용이 보상 기전에 반영되지 않았다. 선택진료비, 상급병실 급여화의 경우도 시설투자와 인건비 추가부담과 같은 요인이 고려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는 밴딩 폭 자체가 커져야 한다는 진단이다. 수가협상을 통해 투입되는 재정 중 약 55%를 차지하는 병협의 경우는 전체 파이를 최대한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 당기적자 등을 이유로 보수적 밴딩이 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작년 협상에서 9758억원이 투입된 것과 비교해 ‘1조+α’의 충분한 파이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 병협의 입장이다.
“공정한 협상 위한 제도적 보완 절실”
병협 측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SGR모형을 기반으로 가입자 단체로 구성된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의 밴드 결정방식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송 단장은 “건보공단 재정소위와 밴드에 대한 협상을 먼저 진행한 후 유형별로 수가 인상요인에 따라 협상하는 형태로 전환돼야 한다. 이 같은 문제를 두고 건보공단은 제도발전협의체 등을 꾸려 논의했지만 이번 협상에서의 변화는 없다”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의원급과의 수가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를 정상궤도로 돌릴 수 있는 기전에 대해서도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 단장은 “현재 구조는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진료비 증가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병원급 의료기관에 너무나도 불리한 방식이다. 보다 공정한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 한정된 파이를 두고 나눠먹기식 협상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