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기관이 포기한 중동인 신장이식 환자를 서울아산병원이 성공적으로 수술했다.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에 거주하는 파티마 알알리(여·35)는 교차반응 양성으로 신장이식 후 거부반응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7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아부다비 정부로부터 신장이식 수술을 의뢰받은 파티마 알알리를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 한덕종 교수가 집도했다. 한 교수는 알알리 환자에게 남동생 칼리드 알알리(남, 24세)의 신장을 이식했다.
수술 직후 환자는 정상적인 식사는 물론 산책이 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 중이다.
파티마 씨는 6세 때부터 앓아온 소아형 당뇨와 잦은 혈액투석, 수혈로 신장 기능이 크게 저하돼 이식이 절실했지만, 아부다비 의료기술로는 수술이 어려웠다.
아부다비 정부는 자국 내에서 치료가 힘든 환자는 해외로 이송해 치료를 받게 하는 의료시스템을 운영하고 이었고 미국 의료기관에 신장이식 수술을 의뢰했다.
그러나 환자가 오랜 기간 당뇨와 잦은 혈액투석으로 이식 거부반응 위험이 큰 고위험군에 속해 수술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아부다비 정부는 환자송출 협약을 체결한 서울아산병원에 수술을 다시 의뢰했고, 의료진은 수술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수술을 위해 신장 기증자인 남동생 칼리드 씨와 함께 1월 17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파티마 씨는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혈장교환술과 면역글로블린, 면역억제제를 투여받고, 수술 전 탐감작 치료도 받았다.
파티마 씨는 이번 주말 퇴원을 앞두고 있다. 파티마 씨는 "미국 병원에서 수술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낙담한 것도 사실이지만 서울아산병원의 장기이식 수술 실력이 세계적이라고 들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며 "고국에 돌아가면 한국의 가전제품 외에 또 하나의 명품인 의료기술도 적극 추천할 생각"이라고 의료진에 고마워했다.
파티마 씨는 "신장이식 외에도 췌장이식을 통해 6세 때부터 앓아온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고 싶다"며 "대한민국에 췌장이식 대기자 등록을 신청한 후 한 교수에게 췌장이식 수술도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덕종 교수는 "풍부한 수술경험을 바탕으로 수술 전 다양한 처치를 통해 문제가 되는 항체를 제거하고 수술을 시행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팀은 작년 255건의 신장이식 중 202건을 생체 신장이식으로 달성해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4년 연속 연 200례 이상의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