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간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등에 대한 전공의들 기피 현상이 심각한 반면, 안과·성형외과·피부과 등 인기과목에 전공의가 집중되는 현상이 재확인됐다.
의료계 인력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굳어져 필수과목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희승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이 같이 나타났다.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 기준 전문과목별 전공의 확보 결과를 보면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정원 확보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었다.
2018년까지 정원의 100%를 충원해왔던 소아청소년과는 2019년 92.4%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어 2020년 71%, 2021년 36.8%, 2022년 27.5%, 작년에는 25.5%까지 추락했고 올해 상반기 확보율은 30.9%에 그쳤다.
가정의학과는 2018년 96.8%의 정원을 확보했지만 2019년 81.7%, 2020년 66.8%, 2021년 50.6%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8.1%까지 낮아졌다가 올해 53.6%로 소폭 상승했다.
이와 함께 매년 90% 넘는 정원 확보율을 보이던 산부인과 조차도 2018년 80.3%에서 2022년 68.9%로 거듭 하락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71%에 머물렀다.
올 상반기 핵의학과(25.9%) 흉부외과(47.6%) 방사선종양학과(56%) 병리과(67.1%)
뿐만 아니라 특정 전문과목에 대한 기피도 고착화되고 있다.
연례적으로 확보율이 낮았던 과목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핵의학과(25.9%), 흉부외과(47.6%), 방사선종양학과(56%), 병리과(67.1%) 등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명 ‘피안성’로 불리는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의 인기는 굳건했다.
지난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해당기간 평균 확보율은 피부과(99.9%), 안과(99.3%), 성형외과(99.6%)로 순으로 높았다.
한편, 올해 하반기는 의정갈등 여파로 인턴은 정원 2525명 중 15명(0.6%), 레지던트는 정원 5120명 중 58명(1.1%)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흉부외과, 비뇨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예방의학과는 지원자가 전무했다.
박희승 의원은 “단순히 의대 정원만 늘린다고 필수과목의 인력 부족 문제가 확보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정부의 필수의료패키지가 반발만 불러일으킨 채 요란한 빈수레로 끝나지 않으려면 정확한 진단과 제대로된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소한 임기 내 추진해나갈 우선순위의 대상 및 연도별 재원, 재정 확보 계획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