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 의사들, 식약처 방사선 조치 반발
'선량 관련 규제 한국 유일-저방사선량만 유도시 불량검사 우려'
2014.01.22 20:00 댓글쓰기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식약처의 ‘CT 환자 방사선 피폭량 기록·관리사업’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올해 실시되는 ‘국민 개인별 맞춤형 방사선 안전관리’보다는 병원별 체계적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영상의학회 도경현 홍보이사는 “식약처 추진방안에는 방사선검사의 필요성보다는 촬영의 위해성만 강조하고, 이를 통해 환자가 필요한 검사를 포기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질병의 조기진단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환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료기관에서의 진단용 방사선 노출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환자 방사선 피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국민 개인별 맞춤형 방사선 안전관리’를 단계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저선량검사 위험성 직접 증명 없어”

 

먼저 영상의학회는 진단영역의 저선량 검사인 방사선촬영은 그 위험성이 직접적으로 증명된 것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제 국제방사선방어위원회(ICRP) 보고에서도 “의료피폭에서 환자의 선량한도는 없다”고 명시돼 있다. 특히 ‘선량관련 위험성을 고지해야 한다’는 규제를 하는 나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의학회는 “방사선 피폭을 많이 받을 경우 암발생 확률은 증가하지만, 이는 고선량을 일시에 받은 경우로 일반적인 방사선 촬영에서는 증명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각 검사별로 낮은 선량의 검사 등에서 어떤 위험성이 얼마나 있는지 그 정도도 분명치 않는 상태다.

 

영상의학회는 “근거도 충분하지 않은 것을 마치 기정사실화해 설명하고 있다”며 “이는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사항을 규제하려고 하는 것으로 타당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의료기관 단위에서 관리는 필요하지만 개인 환자에게 고지하거나 기관 간 비교의 대상, 또는 평가의 대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단순한 개인별 피폭선량 관리…역효과 초래”
 
영상의학회는 개인별 피폭선량 관리에 대해선 장점보다는 역효과가 크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환자들의 알 권리를 존중한다는 장점과 함께 방사선 노출 선량 자료가 집단에서는 유용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유용성이 확실치 않다는 우려에서다.

 

위해성을 개인적으로 해석하기 어렵고 국제방사방어위원회(ICRP)에서도 환자선량에서 오는 위험성을 개인적인 위험성으로 계산치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단영역의 저선량 검사인 방사선촬영은 그 위험성이 직접적으로 증명된 것도 없다. 도경현 이사는 “선량관리는 선량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돼야지 위험성을 평가하는데 사용돼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가 알 수 있는 선량은 환자가 받은 정확한 선량이 아니라 표준팬텀에서 계산되는 선량이다. 또 알려진 CT의 방사선 위해는 대부분의 경우 CT 임상적 유용성에 비하면 매우 작다.

 

따라서 대부분의 환자는 방사선 위해를 걱정하는 것보다 CT를 시행해 정확한 진단을 얻는 것이 훨씬 더 이익이다. 따라서 검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목적이 돼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이를 간과하고 개인별 선량관리를 내세워 관리를 하려고 한다면, 방사선 검사를 거부할 수 있고, 무조건 방사선량을 낮추려는 경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도경현 홍보이사는 “이로 인해 병변을 발견하지 못하는 불량검사를 유도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고, 결국 환자가 적절하게 진단을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가적 인프라 구축 및 의료기관 관리체계 필요”

 

영상의학회는 “근거도 없는 위험성을 고지하도록 관리하는 것보다 의료기관들이 방사선선량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하고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간 500만건의 방사선 촬영이 이뤄지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촬영마다 환자 누적선량을 기록해 관리하고 이전 기록을 보고 검사의뢰를 결정하게 한다면 환자에게 불필요한 불안과 두려움을 가중시키고 필요한 검사를 하지 못하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경현 홍보이사는 “영상의학과 의사들은 환자 검사시 최소한의 방사선량으로 최적의 검사를 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학회 차원에서도 환자선량 권고기준 마련, 기기 품질관리,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학회 차원에서 방사선 선량에 대한 병원별 체계적 관리를 위한 가이드라인 작업을 준비 중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각 검사에 대한 적응증, 촬영 방법 등을 포함한 본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작 배포할 예정이다.

 

그는 “외국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국내 안전관리 체계를 잘 적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상황에서 환자 개별 선량관리보다는 의료기관별 관리 체계가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