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백신 국가예방접종지원사업(NIP) 비용효과성 추가 연구용역이 이달 중 발주된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지만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연구보고서에서 해당 사업이 비용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의료안전예방국은 "추가연구 용역을 발주키로 확정, 이달 중 공지한다"고 8일 밝혔다. 연내 보고서 제출이 목표다.
정부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HPV백신을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도입해서 만 12세 여아를 대상으로 2가 또는 4가 백신을 무료접종하고 있다.
이를 남아까지 적용시킨 ‘HPV 백신 국가예방접종(NIP) 확대를 위한 비용-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경제성평가 결과, 모든 분석 시나리오가 비용효과적이지 않았다.
연구에선 12세 여아 대상 9가 백신 접종 (시나리오 A)대비 12세 남녀 대상 9가 백신접종(시나리오 B)과 현행 NIP에 12세 남아 대상 4가 백신접종 추가(시나리오 C)에 대한 비용효과성을 파악했다.
산출된 ICUR(점증적 비용-효용비)은 비용-효과성 임계값이 4000만원인 것을 고려할 때 비용-효과적이지 않았다. 현재 상황에서는 HPV백신 접종 대상을 남성까지 확대하는 것이 긍정적이 않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학계에선 NIP 필요성이 거듭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질병청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후속연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세계적으로 HPV NIP를 시행 중인 110개국 중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을 포함한 52개국은 여아에서 남아까지 접종 대상을 확대했다.
특히 해당 연구의 설계가 너무 보수적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HPV백신 효과 중 남성들에게 발생하는 질환에 대해 너무 과소평가 됐다는 지적이다.
또 두경부암 등 부수적 질환에 대한 효과도 평가절하 됐다. 여성 미접종자 대비 효과를 연구했어야 하는데 여성 접종자를 대조군으로 연구를 진행하다보니 민감도도 떨어졌다.
임을기 질병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후속 연구에서는 이를 적극 반영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해외처럼 국내에서도 해당 조건으로 연구용역을 추가 발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대상포진 백신 NIP 비용효과성 연구용역도 돌입한다. 해당 계획도 지난달 확정됐으며, HPV와 같은 시기인 이달중 발주하게 된다.
임 국장은 “대상포진도 NIP에 포함시키면 좋겠지만 예산 한계로 진행하기 어려웠다. 이번에 연구용역은 최근 출시한 싱그릭스 백신을 포함해 진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대상포진 연구용역은 HPV 연구용역과 달리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면서 “1년 이상 장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